하루의 입원 4일 차
수술 전
의사는 말했다.
지금은 50대 50의 확률이라고.
만약 담낭이 이미 터졌다면,
살 수 있는 가능성은 20퍼센트뿐이라고 했다.
나는 그나마 50퍼센트의 가능성을 믿기로 했다.
그 믿음 하나로 하루를 버틴다.
오늘은 입원한 지 나흘째 되는 날.
담당의와 통화를 했다.
제발 좋은 소식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혈액검사 결과는 어제보다 좋지 않았다.
열이 내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세균과 싸우고 있지만
기존의 항생제는 더 이상 듣지 않는다 했다.
새로운 항생제가 투여되었다.
두 번째 항생제가 하루를 살려내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것으로도 차도가 없다면
마지막 항생제를 써야 한다 했다.
새 항생제의 반응은 이틀.
내일, 아니면 모레엔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수치가 나오길 바란다.
부디 마지막 단계까지 가지 않기를.
오전의 바쁜 일정을 끝내고 바로 병원으로 왔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이던 화식을 가져가
조금이라도 먹여보았지만
잘 먹지 못한다.
이거라도 먹어서
꼭 이겨내기를 기도한다.
면회실에서 하루는 품에 안겨
곤히 잠들었다.
며칠 동안 거의 먹지 못해
몸이 눈에 띄게 야위었다.
맥없이 쓰러진 모습이
너무도 안타깝다.
불길한 생각은 애써 접어둔다.
지금은 오직
살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만 버틸 시간이다.
나는 속으로 다짐한다.
“하루야, 괜찮을 거야.
꼭 이겨내자.
우리 다시 집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