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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하루다

입원 3일차 수술 2일차

by 청일


하루는… 하루다.

모찌도, 모리도, 하치도

대신할 수 없는,

하루만의 고유한 빛이 있다.


그 어떤 것도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없다.

하루는 오직… 하루다.


긴 면회 동안

고개를 떨군 채 안겨 있는 모습이

애처롭고, 안쓰럽기만 하다.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기를,

빨리 나아서

함께 집으로 돌아갈 날을

애타게 기다린다.


하루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침 면회 때,

특유의 시크함이 도를 넘어

삐져 있는 듯 보였다.


‘왜 나를 이렇게 오래 두는 거야?’

‘이 고통은 뭐야?’

말하지 못하는 눈빛 속에

그런 마음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초점을 잃은 눈으로

어디인지 모를 곳을 바라보는 하루.

그 눈빛이 자꾸 마음을 흔든다.


우리 집 막내, 하루야.

빨리 나아서

예전처럼 인형 물고

꼬리 흔들며 반겨주렴.


하루의 몸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본다.

옅은 신음,

짧은 숨결이 이어진다.


이 작은 몸으로

4시간의 수술을 견디고,

이제는 회복의 긴 터널을

묵묵히 지나고 있다.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이겨내야 하는 싸움.

우리는 그저

사랑과 응원으로

너의 곁을 지킨다.


예후가 아주 나쁜 건 아니래.

그래서 나는 믿는다.

하루는 반드시

다시 일어날 거라고.


하루의 커널 속에서

맛있게 밥 먹는 너의 모습을,

그 작은 꼬리의 흔들림을

오래오래… 지켜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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