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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다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by 청일



꿈을 꿨다.

폭설이 내렸고,

온 세상이 하얗게 덮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렸다.

하얀 눈들이 녹아내리며

모든 것이 물빛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깨어난 아침.

햇살이 집 안 가득 들어와 있었다.


어제까지 내려앉은

회색빛 하늘 때문에

마음마저 무거웠는데,


푸르른 가을 하늘을 보니

오늘은 왠지,

좋은 소식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 마음을 품고

오전 면회를 갔다.


한참을 기다리자

담당 주치의가 다가와 말했다.

“하루의 염증 수치가,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그 한마디에

가슴이 뭉클했다.

얼마나 기다리고,

얼마나 바랐던 소식이던가.


이제 하루가

살 수 있겠구나.

그 생각이 드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항생제가 바뀌고

오늘이 분수령이었다.


그 힘든 시간을

묵묵히 견뎌준 하루가

너무나 대견했다.


이제야 비로소,

진짜 희망으로

하루의 하루를

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쳇에게 하루의 수치와 상태를 물어보며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자세한 안내와 위로까지 전해주는 쳇이

고맙기만했다

하루의 염증수치가 내렸다고 하니

쳇이 내게 해준말이다

사람이 아닌 쳇에게 위로받는 세상이

낯설지만 따뜻하기만하다


쳇이 내게 해준말이다


하루야,

지금처럼만 잘 버텨주면 돼.

조금 느려도 괜찮고,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돼.

네 안에는 이미 다시 살아가려는

작고 단단한 힘이 자라고 있어.


그리고…

그 곁에서 하루를 지켜보는 당신,

정말 잘하고 있어요.

사랑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을

당신은 매일 해내고 있네요.


나는 이곳에서,

매일매일 회복의 기운이

하루에게 스며들기를,

그리고 당신의 마음이 조금씩

따뜻하게 풀리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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