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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필사 Day 13

돌깨는 사람들. 구스타브 쿠르베

by 청일

필사

작가 소개


구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1819–1877)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로, 예술의 중심에 있던 이상과 신화를 거부하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그린 작가다.

그는 화려한 주제나 영웅적 인물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가난한 농부, 노동자, 일상의 사람들을 그리며

삶의 진실과 인간의 존엄을 화폭에 담았다.


쿠르베는 말했다.


“나는 천사를 그릴 수 없다.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은 환상이 아닌 현실의 증언이며,

그 현실 속에서 인간의 진실을 찾으려는 끈질긴 시선이 깃들어 있다.


그림 설명


〈돌 깨는 사람들(The Stone Breakers)〉은

1849년에 그려진 쿠르베의 대표작이다.

한 사람은 무릎을 꿇고 망치로 돌을 깨고,

다른 한 사람은 부서진 돌을 바구니에 담아 나른다.


그들의 옷은 해어지고, 신발은 낡았다.

배경에는 아무 장식도 없다.

오직 노동과 흙, 그리고 땀뿐이다.

쿠르베는 이들을 세상의 ‘주인공’으로 올려놓았다.

그는 인간의 노동이 가진 존엄과 현실의 무게를

그대로 드러내고자 했다.


하지만 그 돌은 단지 길의 돌이 아니다.

삶이 우리 앞에 던진 현실의 벽이며,

내면 깊이 단단히 굳어버린 두려움의 상징이다.

쿠르베의 노동자들은 그 돌을 부수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



나의 감상


데미안에서 알을 깨고 나와야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듯,

깨고 부수는 행위는

또 다른 세계로 향하는

통로일지도 모른다.


상식을 깨고,

통념을 깨는 일.

그것은 갇힌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의식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새로운 일,

새로운 경험,

새로운 도전은

매미가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되는 일과도 같다.


내 안의 오래된 습관들,

굳어버린 고정관념들,

나태한 마음들을

돌을 깨듯 부수어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나는 더 나은 세상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장영희 작가의 말처럼,

“부드러운 손으로 그 벽들을 무너뜨려 주세요.”


그 벽은

세상이 만든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쌓아올린

두려움의 벽일지도 모른다.


쿠르베의 돌 깨는 사람들처럼

나 역시

묵묵히 내 안의 돌을 깬다.


그 돌이 부서질 때마다

작은 틈 사이로

빛이 스며들고,


그 빛이

새로운 나를 태어나게 한다.


결국,

돌을 깨는 사람은

세상의 노동자이자

내면의 구도자다.


그 돌은 나 자신이고,

그 돌을 부수는 힘은

사랑과 용기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내 안의 돌을 깬다.


조금 더 부드럽고,

조금 더 자유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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