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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다시 집으로

입원 7일 차, 수술 6일 차

by 청일


하루는 아무것도 모른다.

왜 낯선 병원에 와 있는지,

무엇 때문에 아픈지,

배에 남은 수술 자국이 무엇인지조차.

그리고 병원비는 얼마나 나올지

그건 더더욱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는 하루는

오늘도 해맑은 눈으로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그 눈빛 하나로 마음이 녹는다.


아침에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하루의 상태가 어제보다 더 좋아졌어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혹시나 하는 두려움이 단숨에 씻겨 내려갔다.


의사는 말했다.

“집에서 상태를 잘 봐주시고,

하루 두 번 병원에 와서 항생제만 맞히신다면

오늘 퇴원도 가능합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당연히 “퇴원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조금 더 병원에 두는 게 안전할지도 모르지만

입원비 생각에 마음이 기울었다.

수술비와 검사비, 입원비를 합치면

어림잡아 육백만 원쯤 될 것이다.


몇 해 전, 지인의 반려견이 아파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을 때

치료비가 천만 원이 넘었다.

그때 나는 “아무리 강아지가 좋아도

그렇게까지 돈을 쓸 수 있냐”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막상 내 강아지가 아프니

돈은 전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원장의 손을 붙잡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그때의 나는

치료비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사람이었다.


이제 퇴원을 앞두니

솔직히 돈 걱정이 밀려온다.

그래도 괜찮다.

카드 할부로 내면 될 일이고,

그다음은 긴축하며 살면 되는 일이다.


병실에서 만난 하루는

어제보다 훨씬 활기찼다.

직접 만들어 간 닭가슴살을

허겁지겁 받아먹는 모습을 보니

살아있음이 이토록 감사할 수가 없다.

그 순간, 머릿속의 돈 걱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오늘 밤, 나는 하루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꿈만 같던 ‘집으로의 복귀’가 현실이 된다.

앞으로 하루 두 번 병원에 들러 항생제를 맞히고,

혈액검사를 통해 상태를 살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완전히 건강을 되찾은 하루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일주일간 병원 생활을 잘 견뎌준 하루가

그저 고맙고, 기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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