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잠자리!
우리 부부는 올해로 결혼 33년 차가 된다. 언제 이렇게 오래 살아왔나 싶지만 세월은 꼬박꼬박 에누리 없이 우리 부부의 곁으로 지나쳐 갔다. 그 기나긴 시간만큼 추억도 아픔도 차근차근 쌓여왔다.
돌아보면 금방 지나가 버린 세월이지만 곱씹어보면 많은 일들이 세월 속에 묻혀 있다. 반지하 전셋집에서 살기 좋은 아파트로의 변화가 있었고 자녀들은 모두 장성하여 제 살길을 찾아갔으니 이제 남은 건 우리 부부 둘만 빈 둥지를 열심히 지키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우리는 중년 부부의 대열에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부부관계에도 변화가 감지가 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스킨십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 부부도 자연스레 세월의 흐름에 맞춰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동안 늘 한 이불아래 같이 자야 하는 것이 부부라는 철칙이 서서히 허물어지는 나이가 된 것이다. 어떤 친구들은 각자의 편안함을 위하여 각방을 쓰기도 하고 또 일부는 같은 방에 싱글 두 개를 두고 생활하기도 한다.
수십 년을 부부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상대방의 잠버릇까지도 모두 수용하며 참고 지내온 세월들을 이제는 탈출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 부부도 3년 전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하면서 궁리한 것이 싱글침대였다.
그나마 각방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싱글침대를 찾아다녔지만 더블 한 갯값에 맞먹는 싱글값에 우린 자연스레 의기투합하여 좀 더 더블에서 살아보기로 하였다. 단지 돈 때문에 ㅋㅋ
이곳저곳을 침대 찾아 삼만리를 하며 돌아다녔다. 또 언제 바꿀지 모를 침대이니 비싸더라도 좋은 것으로 구입하자는 생각에 높이가 꽤나 높은 비싼 더블 침대를 구입을 했다. 그래도 난 각방도 아니고 싱글도 아닌 더블침대에서 함께 생활하는 부부의 대열에 끼어있다는 안도감이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등 돌려서 각자 편한 방향으로 누워 잠자리에 들지만 곁에 내 아내가 있다는 갓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잘 자! 한마디를 할 수 있고 잘 잤어?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한 이불 덮고 자는 우리는 그래도 부부이다. 그것이 중년이 된 지금 한 이불을 덮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더블 침대가 주는 격한 혜택이다.
하루는 곤하게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러면서 옆으로 몸을 돌리는데 나는 순간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에 놀라하는 그 찰나에 나는 이미 침대에서 떨어져 방바닥에 내동댕이 쳐져있었다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ㅋㅋ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나이 좀 더 들어서 그랬다간 낙상으로 이어질게 뻔했다.
다음 침대는 병원용처럼 보호 난간이 있어야 할거 같다. 그 침대도 싱글은 아니고 더블로!
인생 뭐 있나 묻고 따블로 가는 거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