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파스빈 Jun 26. 2023

싱글침대와 더블침대

함께하는 잠자리!


우리 부부는 올해로 결혼 33년 차가 된다. 언제 이렇게 오래 살아왔나 싶지만 세월은 꼬박꼬박 에누리 없이 우리 부부의 곁으로 지나쳐 갔다. 그 기나긴 시간만큼 추억도 아픔도 차근차근 쌓여왔다.


돌아보면 금방 지나가 버린 세월이지만 곱씹어보면 많은 일들이 세월 속에 묻혀 있다. 반지하 전셋집에서 살기 좋은 아파트로의 변화가 있었고 자녀들은 모두 장성하여 제 살길을 찾아갔으니 이제 남은 건 우리 부부 둘만 빈 둥지를 열심히 지키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우리는 중년 부부의 대열에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부부관계에도 변화가 감지가 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스킨십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 부부도 자연스레 세월의 흐름에 맞춰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동안 늘 한 이불아래 같이 자야 하는 것이  부부라는 철칙이 서서히 허물어지는 나이가 된 것이다. 어떤 친구들은 각자의 편안함을 위하여 각방을 쓰기도 하고 또 일부는 같은 방에 싱글 두 개를 두고 생활하기도 한다.


수십 년을 부부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상대방의 잠버릇까지도 모두 수용하며 참고 지내온  세월들을 이제는 탈출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 부부도 3년 전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하면서 궁리한 것이 싱글침대였다.  


그나마 각방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싱글침대를  찾아다녔지만 더블 한 갯값에 맞먹는 싱글값에 우린 자연스레 의기투합하여 좀 더 더블에서 살아보기로 하였다.  단지 돈 때문에 ㅋㅋ


이곳저곳을 침대 찾아 삼만리를 하며 돌아다녔다. 또 언제 바꿀지 모를 침대이니 비싸더라도 좋은 것으로 구입하자는 생각에 높이가 꽤나 높은 비싼 더블 침대를 구입을 했다. 그래도 난 각방도 아니고 싱글도 아닌 더블침대에서 함께 생활하는 부부의 대열에 끼어있다는 안도감이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등 돌려서 각자 편한 방향으로 누워 잠자리에 들지만  곁에 내 아내가  있다는 갓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잘 자! 한마디를 할 수 있고 잘 잤어?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한 이불 덮고 자는 우리는 그래도 부부이다.  그것이 중년이 된 지금 한 이불을 덮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더블 침대가 주는 격한 혜택이다.  


하루는 곤하게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러면서 옆으로 몸을 돌리는데 나는 순간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에 놀라하는 그 찰나에 나는 이미 침대에서 떨어져 방바닥에 내동댕이 쳐져있었다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ㅋㅋ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나이 좀 더 들어서 그랬다간 낙상으로 이어질게 뻔했다.


다음 침대는 병원용처럼 보호 난간이 있어야 할거 같다. 그 침대도 싱글은 아니고 더블로!

인생 뭐 있나 묻고 따블로 가는 거지  ㅋㅋ

작가의 이전글 세탁건조기 예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