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야
콰야(본명 서세원, 1991년생)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뒤
그림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작가다.
‘콰야’는 ‘과야(過夜, 밤을 지새움)’에서 온 이름으로,
고요한 밤의 시간 속에서 마음을 들여다보는 태도를 뜻한다.
그의 그림에는 기억과 감정, 고독과 위로가 겹겹이 쌓여 있다.
짙은 색감과 거친 붓질 속에서도 따뜻함이 스며 있고,
단순한 인물 하나에도 긴 이야기가 숨어 있다.
기교보다 마음을, 완성보다 울림을 중요하게 여기는 작가.
그의 화면은 언제나 조용하지만 강한 감정의 파동을 남긴다.
길을 잃었을 때
짙은 숲, 별빛이 내리는 밤.
한 아이가 앉아 있다.
두려움보다 평온이 먼저 스며드는 장면이다.
콰야의 특유의 어둡고 깊은 색조는
불안한 밤을 감싸 안듯이 부드럽게 번져 있다.
아이의 옆에는 작은 새가 머물며
‘괜찮다’고, ‘이 길에서도 너는 안전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멈춤이고, 다시 찾는 시작이다.
그림은 그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어둠 속에서도 빛은 존재하고,
혼자인 순간에도 누군가의 온기가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는 말이 있다.
그림의 제목은 ‘길을 잃었을 때’이지만,
그 안에는 두려움보다 평화가 있다.
깊은 밤 숲 속, 달빛이 내려앉고 별빛이 반짝이는 그곳에서
소년은 길을 잃은 듯 보이지만,
그의 얼굴에는 오히려 잔잔한 미소가 번져 있다.
곁에는 작은 앵무새 한 마리,
머리 위엔 하늘을 가득 채운 별과 달이 있다.
어젯밤 나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처음으로 마주한 ‘블루문’이
옅은 푸른빛으로 세상을 감싸고 있었다.
그건 멀리 있는 달이 아니라,
내 마음속으로 들어와 머문 달이었다.
그 순간, 나와 달 사이의 끝없는 우주는 잊히고
오직 그 고요하고 깊은 빛만이 남았다.
그림 속 소년도 어쩌면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길을 잃은 게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즐기고
다가올 아침을 기다리는 현자의 모습.
김용택 시인의 시 「울고 들어온 너에게」는
그림 속 소년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따뜻한 아랫목’처럼,
누군가의 품 안에서 울음을 멈추고 다시 웃을 수 있는 그 시간.
그건 아마도 우리가 삶에서 가장 바라는 순간일 것이다.
길을 잃는다는 건 어쩌면
세상이 아닌 나 자신을 다시 만나는 일이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멀리 있는 달이 아니라 마음속 깊이 들어온 달빛을 바라보는 일.
그렇게 생각하면,
이 숲의 어둠은 단지 배경이 아니라
한 인간이 ‘나에게로 돌아오는 길’을 비추는 캔버스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