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먹었다.
보이지도 않는 마음을 어떻게 먹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결심하는 일을 그렇게 부른다. 마음을 먹는다는 말은, 아직 오지 않은 나를 먼저 불러 앉히는 주문 같은 것이다.
신년을 맞아 나는 수영을 다시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오늘이 그 첫날이었다.
그러나 수영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는 물을 마셨다.
이년 전, 넉 달 동안의 연습 끝에 나는 생애 처음으로 아무 도구 없이 물 위를 나아갔다. 자유형이라 불리는 그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었다. 물살을 이긴 것이 아니라, 잠시 허락받은 듯한 전진이었다. 그날의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기세로 계속 배웠다면, 어쩌면 오리발쯤은 장착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수영에 한창 물이 오를 즈음, 자전거 낙차 사고로 오른쪽 어깨를 다쳤고 수영은 그렇게 멈췄다. 의지가 아니라, 몸이 먼저 결정을 내린 순간이었다.
그리고 일 년 반이 흘렀다.
이제서야 다시 물로 돌아왔다.
같은 장소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에 다시 찾은 수영장은 예전의 모습 그대로였다. 익숙한 냄새와 소리, 변함없는 수면. 그곳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를 맞이했지만, 내 몸은 그렇지 않았다. 마음은 이미 앞서 있었으나, 몸은 아직 과거의 기억을 제대로 불러오지 못했다.
첫날의 물속에서 나는 자꾸만 호흡의 흐름을 잃었다. 수영 자세는 기억하고 있었지만, 완전히 내 것이 되기 전에 멈췄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자신 있던 배영에서는 잔뜩 물을 먹고 말았다. 몸은 과거를 기억하지만, 현재를 대신 살아주지는 않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물을 먹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주 3일의 수영 수업이, 나를 다시 ‘수영하는 사람’으로 조금씩 되돌려 줄 것이라 믿어본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온다는, 다소 진부하지만 아직 유효한 믿음처럼.
오늘은 첫날이었다.
원 없이 물을 마신 날이었지만, 언젠가 다시 물 위를 편안히 미끄러지는 나를 상상하며 이 도전을 이어가 보려 한다.
물속에서 다시, 나를 믿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