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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Apr 06. 2024

국토종주 라이딩을 위한 준비

4박 5일 국토종주를 준비하며



내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때가 초3 때인 거 같다.

형이 타는 자전거를 잠시잠시 이용해 스스로 배우기 시작한 거 같다. 당시 집대문에서 현관 큰 베란다 창이 있는 곳까지 어린 그때는 짧지 않은 길이어서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겨우 발을 뻗어 그 짧은 길을 오가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적어도 뒷자리는 낮아서 넘어질 일이 없었으므로 안전하게 혼자 그렇게 타다가 자연스럽게 안장으로 자리를 옮겨 타기 시작한 거 같다.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후로 친구들과 방과 후 자전거를 타고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닌 기억도 난다. 친구들과 내가 타는 자전거는 어린이용이 아니라 성인용이라 타기 불편했을듯하지만 그것마저도  감사한 일이었다.  그 당시 어린이용 자전거를 타는 학생은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엔 6학년 형이 유일했다.

지금도 생각나는 빨간색 그 작은 자전거는 내게 선망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내 어릴 적 자전거에 대한 추억은 이러했는데 성인이 되고 딱히 자전거를 많이 타볼 일은 없었다. 그러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자전거를 제대로 타고 싶다는 생각에 당근을 통해 중급자용 카본 로드 자전거를 구입해서 타기 시작한 것이 2년 전 2022년의 일이고 2023년 8월 자전거 낙상으로 허리를 다쳐 입원과 재활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자전거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건 초등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동네를 헤집고 다녔던 그 추억의 잔상이 오늘도 자전거를 타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 자전거 동아리가 생기고 중년 혹은 젊은 남녀가 함께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이 작년 초였고 그해 6월에 춘천 100킬로 라이딩을 초짜들이 해내고는 의기투합해 다음 라이딩의 목적지는 제주도 일주였고 바로 10월로 계획이 잡히고 총 7명의 사내들은 그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당시 나는 허리를 다쳐 라이딩으로 일주하는 것은 무리라 스쿠터를 렌트해서 일행의 뒤에서 서포트를 해가며 3박 4일의 제주 환상도로 일주를 마칠 수 있었다.


힘든 페달링 후에 오는 그 짜릿한 쾌감을 맛보지는 못했지만 회원들과 함께한 기억들은 너무도 행복한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제주일주를 마친 회원들의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전국 종주를 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누구 하나 반대 없이 의기투합해 또 전국일주 일정이 잡혀 버렸다.


아직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은 나는 함께 전국일주를 하고픈 열망은 가득했으나 몸 컨디션이 뒷받침되지 않아 고민하다가 허리 근력 강화 및 체력 보강을 위해 올해 1월부터 센터에서 ENPS(척추근력강화운동)을 주 3일 하고 맥주병인 내가 호기롭게 수영강습을 끊어서 주 3일 수영을 하고 그리고 동네 체육관에서 주 1~2회 헬스를 하면서 체력을 만들어왔고 새벽이면 한강 라이딩 왕복 30킬로를 틈나는 대로 이어오고 주말엔 60~90킬로의 장거리 라이딩을 해오며 전국종주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드디어 전국 국토종주를 위한 4박 5일의 일정이 4월 10일 시작된다.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지만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으로 그날을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다. 자전거로 인해 큰 부상을 입었지만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열심히 재활운동을 한 덕분에 많이 회복은 되었지만 예전의 상태는 아직 아니다.

그래도 그동안 열심히 국토종주를 위해 열심히 준비했으니 이제 실행만 남아있다. 함께 떠나는 회원들과 안전 라이딩해서 낙동강 하구에서 마지막 피날레를 하는 그 순간을 상상하며 열심히 페달을 밟고 나아갈 생각이다. 높은 고개를 몇 개를 넘어야 하는 힘든 일정도 있고 하루 120킬로 이상을 달려야 하는 힘든 시간도 있겠지만 혼자가 아니니 다들 합심하여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 이 모든 일정이 끝나고 국토종주 성공담을 다시 써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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