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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Apr 11. 2024

국토종주 라이딩 2일 차

구미보까지의 일정

DAY 2

전날 걱정반 설렘반으로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 이는 나만 그런 건 아니었고 함께하는 모두가 어제 잠을 못 이뤘다고 했다. 어제 온천물에 피로를 풀었고 몸도 고단하니 꿀잠을 잘거라 생각했는데 잠은 쉽사리 오지 않았고 또 새벽 4시 즈음에 깨고 말았다.

지금 시각 5시가 넘은 시각이다.

몸은 찌뿌둥하고 역시 허리는 좋지 않다. 지금은 건강에 어느 때보다 예민하다. 팔다리는 괜찮은지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는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만 하기 때문에 몸의 상태에 나도 모르게 민감해진다.


어젠 클릿이 고장이 나서 라이딩이 불편했다. 현상태에서 고칠 수 없는 상황이라 끝나는 날까지 첫 클릿장착에 신경을 쓰면서 타야 한다. 또 어떤 변수들이 생겨날지 모를 일이다. 제발 펑크는 안 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젠 일행 중에 체인이 빠지는 경미한 사고도 있었지만 무난히 마친 하루 일정이었다.


오늘은 종주를 마친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최대의 난코스라 하는 이화령 고개를 넘어야 한다.

아예 끌바를 작정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 시간은 끌고 고개를  넘어야 하니 여간 힘든 코스는 아닐 것 같다.


수안보를 벗어나자마자 바로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힘든 코스가 펼쳐질 거라는 조짐을 미리 알려주는둣했다.

바로 맞닥뜨린 조소령도 오르기 만만치 않았다.

끌바를 하다가 다시 안장에 몸을 올리고 또 끌바를 하다가를 반복하는 중에  드디어 정상에 이르렀고 내려가는 길은 천국의 꿀맛처럼 달콤했다.


평지를  한참을 달려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이화령고개 초입 이화령 5킬로 바닥 안내글이 눈에 들어온다

걷다가 타다가를 반복하는데 바닥엔 이화령 3.5

이화령 3 …. 이화령 1 드디어 고지가 저기다 쫌만 더 힘을 내자 지그재그로 핸들을 돌려가며 오르니 드디어 이화령 정상이 보인다. 이제 살았구나 안도와 함께 결국 해내고만 자신이 뿌듯하기만 하다.

내리막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시속 54킬로 최고점을 찍으며 45킬로 안팎으로 달리니 금방 아래로 내려와 버렸다. 7킬로 10킬로의 속도로 힘겹게 올라왔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내려와 버렸다. 인생에 오르막도 없고 내리 막고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간혹 이렇게 고비가 있어야 내리막의 환상적인 질주도 가능하지 않을까.


문경 벚꽃길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꽃들이 모두분홍이었고 바닥엔 분홍 꽃잎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풍경이다.

앞에서 에스코트하는 전기자전거의 위력에 바퀴가 지나가는 자리는 마치 홍해가 갈라지는 듯 분홍꽃잎들이 일제히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그 뒤를 바짝 따라가는 내겐 재밌는 볼거리였다.

봄과 함께하는 라이딩!

그 어느 때 보다 멋진 풍광을 선사해 주는 듯하다.


불정역 인증센터를 지나 계속이어진 길을 줄곧 따라가는데 갑자기 맞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힘들게 페달링을 해도 일행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꾸역꾸역 페달링을 하는데 일행의 모습이 점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오버페이스를 할 수 없으니 내 페이스대로 가다 보면 일행이 기다리던지 아니면 내가 따라가던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근데 모루가 방향을 돌려 내게 다가온다. 그리고 뒤에서 나를 서포트해 준다.

백을 믿고 다시 페달링을 한다. 일행과 함께해서 더욱 든든한 여정이다.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하여 근처 식당을 들러 갈비탕 한 그릇씩을 하고 원기충천하여 다시 페딜링을 시작한다.

오후일정은 구미보까지 가서 숙소에 갈 예정인데 총 128킬로 구간이다. 하천을 따라 또는 낙동강을 따라 자전거길이 펼쳐진 관계로 오늘은 유난히 맞바람이 불어서 제대로 속도를 내지를 못하니 힘은 더 더는듯했다. 구미보에서 마지막 인증을 하고 숙소로 향하는 마지막 7킬로 구간은 기진맥진하여 정말 오로지 의지로 페달링을 하며 일행을 따라갔다.


산 넘고 물 건너란 말이 실감 나는 구간이었다. 급경사가 심한 산길은 계속해서 내려서 끌면서 앞으로 앞으로 진행해 갔다.

정말 더는 못 가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일행이 있었기에 오늘의 완주도 가능했다.

저녁 잘 먹고 또 원기충천해서 내일 일정을 소화해 내야겠다.

오늘은 꿀잠을 잘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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