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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Apr 12. 2024

국토종주 라이딩 3일 차

구미 낙동강 자전거길은 숲 속길인냥 아침숲의 싱그런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문경까지는 벚꽃잎들이 자전거 길을 깔아주어서 꽃잎을  지르밟고 갔었지만 구미에는 이미 꽃들이 다지고 잎들이 무성했다. 남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 벚꽃의 상태만 봐도 알 수 있는듯하다


26도까지 올라가는 날씨다. 30도가 넘어가는 기온에 그늘하나 없는 뙤약볕을 달린다면 어떨까? 갑자기 지금 이 순간 이런 기온의 날씨에 라이딩을 하는 행복감을 느낀다.  한강보다 폭이 훨씬 넓은 거 같은 낙동강은 광활한 강과 함께 주변의 경관이 너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다. 낙동강이 이렇게 넓고 긴 강인지를 라이딩을 하면서 느낀다.

자전거길은 주로 둑길을 이용하지만 이곳 달성 쪽은 둑아래 하천 부지를 이용하여 자전거길을 만들어두었는데 도로 상태가 A급으로 주행감이 제일 좋은 곳인 거 같다. 이곳에는 이제 벚꽃잎보단 하얀 꽃씨들이 눈 내리듯 하늘하늘 피어 내린다. 온통 초록의 풀들과 잔디들이 대지를 뒤덮고 겨울을 이겨낸 나무들은 연초록의 파릇한 새싹들을 피워냈다. 경이롭고 아름다운 세상이다.

완만한 평지 위주의 라이딩에 가끔 나타나는 오르막 내리막은 며칠간의 일정 중 가장 난이도가 낮은 코스였다. 덕분에 시간이 넉넉하여 라이딩 중 아름다운 정경이 있으면 라이딩을 멈추고 사진도 찍어면서 풍경을 즐겼다. 지나는 길에 유채꽃밭도 보고 도동서원 앞에 서있는 400년 이상된 은행나무의 자태도 보았다.


고령보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는데 종주수첩하나가 주인을 잃고 놓여있었다. 펼쳐보니 다행히 전화번호가 있어서 전화를 하니 정작본인은 수첩을 두고 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 이미 멀리 가버린 상황이라 숙소 카운터에 맡겨두기로 했다. 일정 중에 한 번쯤 생각났던 것은 이 수첩을 혹시 잃어버리면 어떡하나 라는 걱정이 되긴 했다. 근데 실제 이렇게 두고 가버리면 다른 사람에겐 아무것도 아닌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지만 본인에겐 땀과 시간과 애정이 듬뿍 담긴 수첩 일건대 잃어버리면 얼마니 속상할까! 다행히 주인을 찾아주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종주를 떠나기 전에 대구에 사는 베프에게 알렸더니 근무 마치고 보러 오겠다고 해서 난 염치도 없이 반가운 마음에 그러라고 하고 오래간만에 상봉을 했다. 작년 가을에 보고 다시 보는 거니 족히 6개월 이상은 지난 터였다. 숙소까지 찾아온 친구를 안으며 부라덜 이라고 외쳤다. 형제 같은 내 소중한 친구다.

오래간만에 만나 숙소에서 이런 저련 살아가는 얘길 나누고 방금 다시 대구로 떠나갔다.  늘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고마워 내 친구야!

내일 일정을 위하여 오늘은 이만 잠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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