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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Aug 27. 2024

속도로부터 자유를 준 브롬톤

유유자적 브롬톤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면서 아침 해 뜨는 시간이 많이 느려졌다. 아침 5:45 출발이 제법 어둑어둑하다.

점차 출발시간을 늦춰야 할 거 같다.

오늘은 미니벨로 3대 로드 2대가 함께 달렸다.

로드 1대와 미니벨로 1대는 자출족으로 중간에서 각자의 출근길로 달려가고 나와 두 명은 한강 구리시민공원까지 느긋하게 달렸다. 구름이 잔뜩 끼인 날씨는 라이딩하기에 오히려 적당한 날씨이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부는 걸 보니 한여름의 기세도 많이 꺾였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기세등등한 무더위라 하더라도 때가 되면 가을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줄 수밖에 없음을 느낀다.  그렇게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아침 라이딩을 즐겼다.


라이딩경력이 오랜 된 분 그리고 아직 40대의 건장한 젊은 피의 로드 스피드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았다. 숨을 헐떡거리며 겨우겨우 따라잡으며 달리는 길은 옆을 돌아볼 겨를도 없는 힘든 라이딩이었다. 함께하는 라이딩이니 그에 맞게 속도를 맞춰야 하니 나로서는 힘에 겹기도 했다.


이제 브롬톤으로 기변을 하고 나니 속도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의례히 저 자전거는 속도를 못 내는 걸로 인식을 하고 있으니 굳이 속도를 내어 따라 붙일 이유가 사러 진 것이다. 타인의 인정과 미니벨로가 가진 특성으로 인해 나는 유유자적 주위를 둘러보며 편안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옆으로 쌩쌩 줄지어 지나가는 로드 자전거들을 보면 불안해 보이기까지 하다. 자동차처럼 차간거리를 두지 않는 로드자전거는  앞뒤 간격이 채 30센티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저러다 앞쪽에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든 아님 돌발사고로 낙차 하게 되면 뒤따라오는 자전거들은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추돌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필연적으로 만들어진다. 생각만 해도 아찔해진다.  이제 그런 로드의 위험인자로부터 조금은 벗어날 수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두 번째 아침 라이딩은 라이딩의 그런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해방된 그런 편안함 속에 즐기는 여유로움이었다.

길지 않은 코스이지만 상쾌한 아침을 누리기엔 더없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아침 라이딩을 하고 시작하는 하루는 그 어떤 날보다 싱그럽고 활기차다.

찬 겨울이 오기 전까지 시원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라이딩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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