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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Aug 28. 2024

바람과 친구가 된 아침 라이딩

아침 라이딩 풍경



새벽 5:35 벨이 울린다. 반사적으로 일어나 세수를 하고 옷을 주섬주섬 입고 거실로 나오는데 벌써 아침공기가 차다. 긴팔 옷을 하나 걸치고 나가야 할 기온이다.  며칠사이에 이렇게 계절의 교집합도 없이 바로 가을로 간단말인가!

계절이 이렇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허리를 곧추세운다 편안하게 두 팔을 뻗어 핸들을 잡고 오른발을 페달 위에 올려 힘껏 누른다.

브롬톤은 서서히 앞으로 나아간다.

로드와 달리 브롬톤은 온몸으로 바람을 느끼며 나아간다.

바람의 저항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람과 친구가 되어 나아간다

팔랑거리는 옷으로도 바람을 느끼고 가슴으로 파고드는 바람의 두드림에 온몸을 맡긴다 바람과 하나가 되어 나아간다


아침 라이딩은 새벽공기의 신선함이 있어서 좋다.

용암천을 따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페달링을 하는데 내자전거 옆으로 쏜살같이 로드자전거 한대가 지나간다. 허리를 잔뜩 숙이고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려 나가는 로드 자전거의 모습이 앞만 보며 살아왔던 젊은 날의 초상이 떠오른다.    

브롬톤은 나이 들어서 여유롭게 탈 수 있는 자전거라는생각이 든다.


왕숙천 길가 흔들 그네 의자에 앉아 나란히 간식을 먹는 부부의 모습이 너무도 다정해 보인다.

이 아침에 부부는 부지런히 간식도 챙겨서 강변길을 호젓이 걸어 이곳까지 왔겠지! 부부의 일상이 평화롭기만 하다.

얼마를 달려 구리 한강시민공원 어귀에 도착했다.

벌써 햇살이 무섭게 내리쬔다. 새벽 기온과는 또 사뭇 다르다.

휴식을 취하는 팔각정 앞에는 풍성하게 푸른 옷을 입은 가로수가 줄지어있다. 저렇게 푸르른 나무도 좀 있으면 낙엽이 되어 떨어지겠지 하는 생각이더니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할 시기가 다가온듯하여 마음이 서글퍼진다.

돌아오는 길가엔 파크골프장에서 운동을 즐기는 노년의 젊은이들이 잔디밭을 가득 메웠다.  잔디밭 운동기구들에도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이다. 이아침을 여는 강변의 풍경들이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친다.


브롬톤으로 라이딩하다가 또 대형사고가 난다면 아내가 이제는 아마 세발자전거를 타라고 할 거 같다. ㅋㅋㅋ. 정말 조심히 타야

이런 불상사를 막을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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