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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Sep 03. 2024

매미울음소리!

여름한철의 안타까운 이별


모든 아침 식사 일정을 마치고 드디어 소파에 앉았다.

베란다 밖에서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갑자기

안타까운 마음 안쓰러운 마음이 매미소리와 함께 진동이 되어 내 마음에 울려 퍼진다.


매미는 7년 전후의 기간 동안 땅속에서 유충의 형태로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자라다가 지상으로 올라와 탈피과정을 거쳐 성충이 되고 알을 낳을 암컷 성충을 유인하기 위해 한여름 내내 애달픈 울음을 운다. 더위가 가시는 즈음엔 매미 울음소리도 잦아들 것이다. 긴 기다림 끝에 다다른 지상에서의 뜨거운 여름은 그들에겐 천국이었지만 여름한철로 막을 내리는 매미의 일생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이들이 가고 내년엔 또 오랜 기다림 끝에 지상의 낙원으로 날아들 유충들이 땅속 어딘가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다. 무엇을 위한 기다림이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종족번식 외엔 답을 찾을 길이 없다. 매미라는 존재를 지상에 존재키위해 기다림과 애달픈 울음으로 점철되는 매미의 삶이 안타까워지는 건 흡사 우리네 인생이 매미를 닮아있어서가 아닐까?


긴 학창 시절 사회인이 되기 위한 오랜 준비과정을 거쳐 성인이 되고 결혼이라는 과정을 통해 자녀를 낳고 다시 그들을 성인으로 만들기 위해 분주히 살아가고 그들이 성인 되었을 때 지상에서

이제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우리네 인간들의 모습이

마치 매미의 일생을 보는듯하다.


여름의 끝자락 무더웠던 한여름의 기운이 가시고 가을의 문턱에 접어든 요즈음 아쉬울 것 없는 한여름 무더위의 안녕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것은 지상의 삶이 두루마리 휴지처럼 점차 얇아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상의 만찬을 맘껏 누리고 싶은 마음이 매미 울음소리에 뒤엉켜 자꾸만 내 마음에 파동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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