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하게 상승합니다
출구가 위쪽일까요
바닥의 자세를 바라봅니다
어깨를 툭툭 치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제각기 몸을 매단 덩굴 잎들이
뒷모습 포개면서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떠나갑니다
더 멀리
좀 더 멀리
두께가 되어버린 적당한 초록이 이국(異國) 같습니다
비 내리는 마음은
위 혹은 아래
덩굴로 태어나 덩굴로 사라져도
여전히 위쪽일까요
오늘도
여름 쪽으로 힘주어 갑니다
더 높이
좀 더 높이
가파른 절벽에서 빗방울 하나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타인(他人) 같습니다
돌아서며 흔들던 손바닥이
수직이 되어 수북합니다
헤어지는 기분일까요
허리가 굽은 채
죽어서도 서로 칭칭 감은 덩굴줄기 위에
또 한 계절이 흔들립니다
가끔 우리는 빈집을 부둥켜안은 덩굴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