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등학교 취업 성공 수기

직대딩

by 모노빈
나는 특성화고등학교 출신이다.


지금에 와서야 특성화고등학교를 아는 사람도 많고 사회적 인식도 꽤 개선이 되었지만, 1998년 교육법 개정 이전에는 실업계 고등학교는 양아치, 꼴통들이 다닌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했다고 볼 수 있다. 95년생인 본인이 학교를 다닐 때에도 특성화고등학교라는 명칭보다 실업계라는 말이 더 보편적이었던 것 같다.


우리학교는 멀티미디어 / 바이오 / 로봇 / 정보통신 이렇게 총 4개의 과가 존재했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멀티미디어를 전공했다. (지금은 소트프웨어개발과로 변경됨)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을 위한 교과목 공부와 모의고사를 중점적으로 배운다면 우리는 실습시간 비중이 높아서 각 과별로 마련된 과실에 가서 실습 수업을 위주로 배웠다.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 대신 빠르면 3학년 1학기, 늦어도 졸업식 이전에는 취업을 나가는 것이 대부분의 학생들의 목표였다. 어느 대학을 가고 싶은지가 아니라 어느 기업에 취업하고 싶은지를 항상 고민해야했다. (아래는 옛날 나의 희망 진로였었다.)


[생활기록부 - 진로 희망 사항]

1학년 : 잡지에디터 / 2학년 : 잡지에디터 / 3학년 : 기획/마케팅




나는 주로 웹디자인(홈페이지 만들기), 컴퓨터그래픽스(캐릭터, 제품디자인), 프로그래밍, 동영상 제작 등을 프로젝트식 수업을 통해 배웠다. 재학 중에 자격증 1~2개 취득을 권장하고 있기도 해서 웹디자인기능사와 GTQ 1급 취득을 했지만, 사실 뛰어나게 어떤 한 분야를 잘 하는 것은 아니었다. (쉽게 말하면 여러가지를 살짝 살짝 발만 담구어 익힌 정도)


내신 성적이 그렇게 높은 편도, 공부에 열을 올리는 스타일도 아니었기 때문에 학창시절에는 최대한 여러 경험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에 참여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선택은 정말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이 든다. 생활기록부는 고졸취업을 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나고 특성화고졸 재직자전형으로 대학 수시전형에 응시할 때도 비중이 꽤나 높기 때문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입사 면접을 봤을 때는 나의 생활기록부 내용 중에서 '교내 창업경진대회' 2위 수상경력과 여러 '현장실습/교육 이력'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생활기록부 내용은 아래에 간략히 공유해본다.





[생활기록부 요약]

1. 출결사항
1학년 (개근) / 2학년 (무단 1회) / 3학년 (개근)

2. 수상경력
- 글짓기/논술 (가작, 우수상, 장려상, 최우수상)
- 학력우수상 (도덕, 일본어)
- 교내 창업아이템 경진대회 (2위)

3. 자격증 취득
웹디자인기능사 / GTQ 포토샵 1급

4. 학급위원
1학년 (바른생활부장) / 2학년 (부반장) / 3학년 (학습부 부장)

5. 동아리
1학년 (애니어그램) / 2학년 (자소서 쓰기반) / 3학년 (리더쉽토론반-부장)
*전문교과 동아리 (포토샵 활용반-부장)

6. 체험활동
- 특수분장 동아리 (독립영화 특수분장팀 참여)
- 한국외대 창업캠프 (창업 프로세스 체험 9시간), 이베이코리아 견학 (3시간)
- 메이크샵 쇼핑몰 창업캠프 (2박 3일)
- 여름방학 청소년 지방행정체험 (1박 2일)
- 남양주 종합촬영소 현장교육 (당일)
- 한국산업인력공단 웹디자인 및 개발과정 (5박 6일)


입사 당시 우리회사는 벤처기업 정도였고, 지금은 IT분야 중견기업 쯤 된다.


물론 공기업, 은행권, 삼성과 같은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내신성적 1-2등급을 받는 상위 5%안에 들어야 한다. 평균 내신 3등급 후반인 나와 같은 친구들에게는 최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취업은 운도 따라야하고 기회를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학교에 있는 진로 상담센터를 수시로 드나들었는데, 담당 선생님께서 적합한 채용공고가 있을 때 마다 지원해보라고 알려주고 자소서, 면접 등 가이드를 도와주시기 때문이다. (이 건 학교마다 상황이 다를 수는 있을 것 같다)


현재는 시간이 좀 흘러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2012~2013년도에 한창 내가 취업준비를 했을 당시는 고졸 취업 박람회, 특성화고 취업 프로그램이 잘 활성화가 되어 있어서 박람회에 참여하면 현장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심심찮게 주어지고 그랬다. 물론 현장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쉽지않다. 다만 비교적 미성숙하고 경험이 성인에 비해 부족한 고등학생 입장에서 면접을 연습해보기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기회다.


또한 본인의 전공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기업을 계속 찾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 향후 후진학을 할 때 면접관들이 고등학교 전공과 회사 경력 두가지를 모두 체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해당 대학 학과의 연계성과도 면밀히 확인하는 것 같았다. 대학교 진학 내용은 별도의 에피소드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지금은 28살이 되어버린 고졸 취업자로서 특성화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모든 후배님들을 응원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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