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아키라의 「바바야가의 밤」을 읽고
불과 몇 시간 전에 리뷰글을 올렸는데, 또 다시 리뷰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가벼운 소설들 위주로 읽고 있다보니 하루에 연달아서 몇 권씩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 출간된 오타니 아키라의 「바바야가의 밤」은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 북스피어에서 기획한 '첩혈쌍녀'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나온 하드보일드 소설입니다. 제가 찾아본 바에 따르면 첩혈썅녀 시리즈는 적극적인 두 여성 인물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시리즈라고 하는데요, 기획의도에서 알 수 있듯 페미니즘 성향의 작품들이 주를 이룹니다. 이번에 읽은 「바바야가의 밤」역시 그런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소설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구조는 크게 홀수장(1장, 3장, 5장 , 7)과 짝수장(2장, 4장, 6장). 그리고 마지막 8장과 에필로그 성격의 9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홀수장에서는 왠만한 남자보다 싸움 실력이 뛰어난 신도 요리코가 야쿠자 두목의 외동딸 나이키 쇼코의 보디가드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고, 짝수장은 조직에게 쫓기는 마사와 요시코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들의 진짜 정체는 6장에서 드러납니다. 이 부분은 스포일러라서 적지는 않겠습니다.
다른 조직원과 도망친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의 인형 취급을 받는 쇼코는, 처음에는 요리코를 경계합니다. 워낙 제멋대로 인데다 예의가 없는 여자라는 이유 때문이죠. 쇼코는 아버지가 정해준 약혼자와 결혼해 훌륭한 현모양처가 되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입니다. 그런 쇼코가 요리코와 어울리며 변화해 가는 과정이 소설의 재미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하드보일드 소설이라고 생각됩니다. 두 여자 주인공이 특별하다는 점만 빼면요. 어지간한 남자보다 더 듬직한 요리코와, 아버지의 인형 신세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성장하는 쇼코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확실히 기존의 일본 소설에서는 쉽게 보지 못한 여성 인물들입니다만, 앞서 말했듯 여성 주인공들이 특별하다는 점만 빼면 정말 정석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뻔한 전개로 흘러가기 때문에 색다른 매력까지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편집자의 후기는 너무 TMI라고 느꼈습니다. 끝부분에 나오는 작품 관련 얘기를 빼면 편집자 본인이 경험한 사건을 얘기하는 데, 작품하고 별 관련은 없어서 읽는 내내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런 얘기는 따로 블로그에다가 적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