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에 눈이 떠지다
나에게 이런 날도 있으려나. 모처럼 컨디션 좋게 그것도 해가 뜨기 전 6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나의 건강을 해치는 여러 요인들 중에 가장 큰 적은 당연 넷플렉스와 짧게 잘 편집된 재밌는 영상들이 아닐까? 하지만, 누우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력?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끝없이 이어지는 생각들과 1등 된 로또종이를 상상하며 인생사주에는 없는 큰 계획을 이리저리 만들고 꿈꾸고 있다. 그러다 새벽 3시가 다 되어 잠드니 질 좋은 숙면이 있을 리 만무하니, 만성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나에게 오늘 같은 시작은 수면분야에서 814만 분의 확률을 뚫고 로또 1등 당첨이 되고야 만 것이다. 그러니 역사의 길이 남을 사건인데 글을 써 안 써!? 그야 당연 기록으로 남겨야 마땅하지 않을까.
3년째 불면증 약(수면제)을 처방받으며 주기적으로 먹고 있다. 약을 처음 먹었을때 나는 무서웠다. 그리고 두려웠다.
몇 년에 한 번 누군가의 죽음을 위로하려 아니 상주의 마음을 위로하려 장례식을 갈까 말까 하는데, 고작 불면증 약으로 인해 나는 죽음에 두려움이 물씬 나에게 다가왔었다. 분명 멀뚱멀뚱 10분 정도(느낌에) 있었을까.. 눈을 뜨니 아침이었던 내 첫 경험이 한동안 잠을 못 자더라도 약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가 버리게 되었다.
"선생님 저 언제 잠들어요?"
"네! 환자분 검사 끝났어요!!" 잉? 이런 티톡에 나오는 대장 내시경 검사 수준이 아니였다.
병원을 찾아 선생님께 말씀드리니 약을 바꾸고 용량도 줄여 다시 처방을 받았지만, 비단 마음에 문제이기에 쉽사리 시도는 어려웠다. 그러나 사람이란 게 참 적응에 빠른 동물이면서 때론 간사할 때도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그렇게 몇 달 새벽에 잠들어 비교적 일찍 일어나니 수면의 질과 양이 떨이 지고 만성피로에 무거운 머리, 편두통은 강도만 다를 뿐 늘 있는 일이었다. 이럴 정도가 되니 자연스레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당장 잠을 자고 싶다는 욕망이 나를 약 봉지 앞으로 인도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 이제는 미끄덩 딸기향 시럽이 아닌 건강을 챙기는 하루 한 알 종합 비타민처럼 거부 반응 없이 필요할 때 찾고 있다. 쓰다 보니 약 이야기만 한 것 같은데, 나는 오늘하루가 벌써 좋다. 오지 않은 하루의 마무리도 당연 좋다고 마음먹었다. 오! 이래서 마음먹기에 따라..라는 말이 있구나 싶기도 하다.
멀리 갈 필요 없이 내 감정 내 생각 내 결정 내 책임 내 인생만큼은 내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그리 될 수 있으므로. 오늘의 나는 하루를 잘 보내고 저녁에는 맛있는 생선구이와 맥주 한잔 하면서 넷플렉스 봐야 겠다.
뭐 보지??
오늘 하루 너무 기분 좋게 시작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아침도 당연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