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리운 건 다들 비슷한가
가을비가 내리는 10월 서울이다. 한 서울 대학에서 3년째 하는 외국 대학생 대상으로 아세안 특강 하러 서울에 왔다. 거장들의 검증된 좋은 책도 많고 ChatGPT에 물어보면 다 나오는 얘기이기 때문에 할 때마다 고민이다. 내 공사 경험과 아세안 60년 서사를 엮어 나름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더욱더 그렇다.
이런저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매년 하는 이유는 눈을 똘망똘망 뜨고 마치 엄청난 지혜와 지식이라도 있는 듯 쳐다보는 그들의 열정과 관심 때문이다.
서울 집 근처의 단골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오후에 있을 전 직장 동기의 우면산 둘레길 산책을 생각한다. 집 근처 북한산, 인왕산에 지척에 있고, 백사실 계곡은 집 뒷산인데 강남 저 멀리까지 시간들이며 왜 가는지 자문해 본다. 사람의 향기가 그립고 수다들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인가.
월요일 강북 소재 대학 특강이 있어 강남 둘레길에 이은 저녁 후 당연히 서울 집으로 오는 게 순리인데 고민한다. 신분당선-경강선- 택시 타고 마누라와 히꼬가 여주집으로 가야 하나 하는 고민이다. 히꼬야 꼬리치고 반가워하고 공놀이 잘해주는 손님이 오니 좋아하겠지만, 처는 "뭣하러 왔냐"라고 핀잔을 줄게 뻔한데도 왠지 마음이 여주행으로 움직인다. 가족이 그런가, 사람이 그리워 그런가 모르겠다.
집에서 버스 타고 광화문 광장을 지나다 보니 전국에서 온 듯 지역별 피켓을 들고 철제 의자에 빼곡히 앉아 무대에서 주최자의 선창에 따라 작은 목소리로 따라 하는 나이 든 분들이 무표정한 모습으로 모여있다. 저들은 왜 저기에 앉았을까. 자기들의 삶을 모두 바친 나라에 새롭게 들어선 정부 정책에 반대해서일까. 버스 안에 젊은 친구들 간 웅성이며 폄하하는 대로 일당 받으러 왔을까. 난 그네들이 집에서 주위에서 혼자 있는 게 외로워 사람 냄새나는 군중이 그리워 왔을 것이라고 내 감정을 넣어 그들의 생각을 읽어본다.
누구나 외로워 사람의 향기가 그리운 건 동서고금 다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