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정책이 필요한 이유
우린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고, 과거에 없던 시절을 생각하면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속성상 제도나 개인의 능력 또는 그 둘다를 포함해 여러 요인 때문에 부의 불평등이 생겨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절대 빈곤은 거의 사라졌지만, 취약계층의 빈곤과 가난은 다시 생겨나고 있고, 고착되어 간다.
정부는 세계경기의 침체와 수출로 막고 사는 우리 경제의 부정적 영향 때문에 국내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해 민생 지원금 카드를 꺼냈다. 자칫 경기 진작은 차치하고 재정적자만 악화시킨다는 일부 전문가의 우려도 있음을 알고도 그런다. 그만큼 취약계층의 빈곤이 실존적 위협이라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며칠 전 서울역 근처에서 미팅차 용산 방향으로 200여 미터 걷다 보디 길가에 노인 무료 점심 배급 간판이 보여 빼꼼히 들여다보니 철제 의장에 몇 줄로 힘없이 앉아있는 노인들의 모습이다. 정면 TV 모니터엔 언뜻 보니 한미 관세 협상 교섭차 미국 방문 중 고위인사의 희망 섞인 전망도 자막에 나온다.
오늘 아세안 특강차 고려대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슈퍼마켓에서 검은색 운동복에 모자를 꾹 눌러쓴 앳된 얼굴의 젊은 연인이 한 손에 여성은 바나나 꾸러미, 남성은 밭에서 수확한 까만 흙이 묻어있는 감자 한 봉지를 들고 나온다. 값이 더 나가는 깨끗이 씻은 감자 봉지는 아니었다. 다른 쇼핑거리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평일 아침 이렇게 둘이 쇼핑하며 달랑 한두 개만 쇼핑하는 젊은 연인을 보며 왠지 직장 없이 직장이 있더라도 야간 아라바이트를 하며 지내고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캄보디아 온라인 스캠 사기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처음엔 우리 국민 사기니 뭐니 하며 소란을 떨던 언론도 이제는 이들 다수가 지방 인구 소멸 지역 출신으로 일자리가 없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일확천금을 노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캄보디아에 갔다는 기사가 쏟아지자 여론이 싸늘하다. 그들이 캄보디아에 간 동기야 뭐던 간에 청년 실업과 빈곤이 커다란 숙제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또한 아무런 준비 없이 노년을 맞은 노인 빈곤도 큰 이슈다. 정부가 빈곤 노인을 위한 월 수당이 있어 변변 찾은 직업 때문에 생활비를 못주는 아들 딸 대신, 정부가 최소한의 생활을 위한 이러한 취약계층 보호 정책은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우리 사회 한구석이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나라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체인은 가장 약한 부분만큼만 강하다(A chain is only as strong as its weakest link)"경구가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