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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남아 사랑꾼 Feb 25. 2024

동남아 역사를 통해 동남아 보기

역사는 리듬을 타나


동남아 역사를 읽으면서 '역사는 반복되않지만 리듬을 탄다'는 마크 트와인의 말이 동남아에 해당하지 않나 하는 생각한다.


트럼프 등장 이후 본격화된  미국의 미중의 디카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정책이 바이든에 의해 방식은 다르지만 사실상 승계되고 있고, 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의 재등장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는 두 개로 쪼개져가는 미중 영향력하에 계속 놓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90년 탈냉전 이후 지난 30년간 세계화의 황금기(피크 시기), 좀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제공한 브레턴우드 체제인 자유무역체제하에서 한국도 동남아도 이런 열린 무역 체제를 활용해 발전해 왔다.


이런 열린 세계화 시대의 재편(내지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혼을 준비 중이고, 자기 아들 딸들을 나눠 살기로 했다. 일종의 네 편 내 편 만들기, 진영 대결을 하고 있다.


이러한 양자택일의 딜레마에서 한국과 달리 안보 라스크가 없는 동남아는 미중 어느 한 곳을 선택하지 않고 중립적 실용주의 정책을 내세워 양쪽으로부터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용어를 빌히자면, 아세안/동남아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일원으로 미중 양진영의 가르는 울타리에 걸쳐 앉은 펜스 시트(fence sitter)다.


아러한 국제 환경 하에서 동남아는 미중 양쪽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반사이익은 15세기 중국의 명왕조가 28년간 7번의 정화 탐험 후 돌연 해금정책, 즉 바다를 통한 교역과 인적 왕래 금지 정책을 하자 동남아산 도자기, 비단 특히 베트남산 청화백자가 꿩대신 닭이라고 중국산 도자기 대신 서양인의 대체품으로 인기가 높았다. 지금  21세기 미국의 대중 봉쇄정책, 디카플링 정책으로 중국 진출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1 정책 일환인 탈중국화  대체국가로서 베트남, 인도네시,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을 주목하고 있다.


16세기 일본 에도 시대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었다. 명의 해금 정책 완화에도 불구하고 일본 막부는 왜구와 중국과의 무역을 엄격히 금지하며 정부가 허가하는 주인선을 통해서만 대외무역을 할 수 있었다. 그 당시 베트남 호이안, 캄보디아, 태국 등이 '데아이(만남) 무역' 형태로 동남아에 온 중국 선박과 주인선이 동남아 도시에서 만나 상품을 교환하며 이문을 남겼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의 대외정책 변화에 따라 동남아는  반사이익을 받았다. 지금 미중  경쟁하에서 동남아가 아익을 받는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긴 역사를 보면 이런  동남아의 반사이익은 잠시였고 중국과 일본이 다시 개방체제로 나왔을 때 동남아는 리곤 했다. 식민지, 2차 대전을 거쳐 60~70년 냉전의 절정기와 90년 이후 탈냉전의 세계화 시대에서 동남아는 중국과 일본의 그늘과 주변부에 있어야 했다. 지금 동남아의 피크 시기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일이다. 동남아가 외부 경쟁이나 정책의 틈새에서 반사이익이 아닌 독자적 역량을 쌓기 전 까지는 지금의 반사이익은 찰나의 순간에 불과할 것이라고 역사는 말한다.


동남아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제외하면 10개  소국가군으로 이루어져있다. 아세안이라는 지역기구를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중국, 인도 등 인근 대국과 견줄 수 없다. 그것이 역사로부터 교훈이다. 2024년 4월 싱가폴 동남아연구소(ISEAS) 여론조사를 보면, 동남아는 전략적, 경제적 영향력 및 미중 대응 옵션으로 아세안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은 동남아의 독자 역량 활용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동남아 역사는 반복되지 않겠지만 그 패턴이나 리듬은 분명 있어 보인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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