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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북한의 다른 꼴과 닮은 꼴

비교조차 부끄러운 비유

by 동남아 사랑꾼


난 과거에 일로 해외에서 많은 외국인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북한핵 문제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북한 때리기만 하기도 뭐 하고, 또 너무 심각하게 얘기하면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깨기 때문에 에둘러 농담 식으로 말을 이어가곤 했다.


남북한은 다 영문 대문자 'D'로 시작하는 글자를 좋아한다고 운을 띄운다. 북한의 핵무기를 빗대 북한은 Dynamite North Korea, 한국은 좋은 의미로 하루가 다르게 일신하는 Dynamic Korea로 표현하곤 했다.


작년 비상계엄 선포와 연이은 정국의 뒤틀림을 보며, 한국 또한 Dynamic 보단 Dynamite란 말이 어울린다고 해외 지인들이 과거 내 얘기를 복귀하며 떠오르지 않을까 걱정이다. 하루 바삐 진정한 의미의 다이내믹 코리아로 되돌아갔으면 한다.


난 북한이 3대 세습을 하고 먹고사는 걱정도 안 하겠다는 사회주의의 공동부유 이상이 송두리째 부서지고, 김정은에 충성하는 평양 공화국과 이들을 위해 동원되는 평양 이외의 공화국으로 쪼개진 두 동강난 사회에서 어찌 경험도 없고 능력도 없어 보이는 김정은이 체제를 이렇게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늘 들었다.


이번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를 보며 비상식적 북한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건 김정은 체제에서 다수가 희생되더라도 호가 호식하는 일말의 측근들이 순전히 자기 보호와 이익 때문에 김정은에 무조건 충성하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너무 나간 비교인가. 또 벌써 4년째 접어든 미얀마 쿠데타(2021.2.1)도 마찬가지다. 쿠데타 군부세력에 붙어사는 소수의 측근들이 자신들이 누려온 특권이 날아갈까 두려워 비이성적 정권에 집착하며 결사대 역할을 한다.


지금 우린 아주 비상식적인 상황에 있다. 혹시 우리도 김정은과 미얀마 군부 체제에서 기득권처럼 안락함과 특권에 기대어 '정상으로의 회귀'에 몸부림치며 발버둥 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모두에게 물어야 할 때다. 먼훗날 역사는 지금의 우리를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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