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7 : 해 뜨는 쪽으로 출근

2023. 12.4.

by 김경윤

며칠은 출근하는 마음이 급해 가장 빠른 길을 택해 매표소로 향했지만, 오늘은 일출시간에 맞춰 출근하기로 마음먹는다. 가파도하면 일출과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인데, 일출을 바닷가에서 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워, 오늘부터는 30분 일찍 출근하면서 해돋이를 보기로 한다. 가파도에서 7시 22분에 해가 뜨니, 기상시간을 한 시간 당겨 6시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지어먹고, 7시가 조금 넘어 출근한다.

물론 회사에서 정한 출근시간은 8시 반이다. 해돋이를 맞이하는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 30분 남짓 걸려 매표소에 도착한다. 아주 천천히 걸어도 8시면 매표소에 도착할 수 있다. 쉬엄쉬엄 천천히 걸으며 거리에서 만나는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고양이와 개에게도 인사한다. 아침 기상을 한 시간 당기니 이리 여유로울 수가 없다. 가는 길마다 해돋이의 모습을 사진 찍어 가족들 톡방에 올린다. 가족들이 환호한다. 그림 같다고. 아마 직접 와보면 더 환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으로 보는 풍경은 눈으로 보는 풍경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바닷바람과 함께 맞이하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오늘부터 나의 가파도 루틴 하나가 정해졌다. 해 뜨는 시간에 출근하기. 아마도 해 지는 시간에 퇴근하기는 불가능하겠지만, 매표소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해지는 5시 22분에 맞춰 5시쯤 퇴근하면 해지는 광경도 보면서 퇴근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한다. 일출에 맞춰 출근했다가, 일몰에 맞춰 퇴근하기! 시도에 볼 만하다. 한번 해볼까?

<추신> 마지막 2장의 사진 속에 해녀 있다.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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