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말했다

2024. 1.7.

by 김경윤

집 안에서의 나만 알고 있는 털인간(고양이)들은 내가 집 밖에서는 얼만큼 멋진 지 조금도 알지 못한다. 내가 얼마나 근사한 옷을 입고, 노래를 멋들어지게 부르고, 얼마나 똘똘하고 재미나게 글을 쓰는지 조금도 알지 못한다. 그들은 무심코 떨어진 시든 이파리처럼 방바닥에 늘여져 있는 내 모습만을 노상 목격한다. 아마 내가 항상 그 모습으로만 산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내쪽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언급한 털인간의 여러 모습들은 내가 집에서 노상 목격하는 그들의 일면일 뿐이다.

털인간들은 집 밖에서 충분히 다른 존재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집 안에서는 똥배 나온 게으른 털인간일 뿐이지만 내가 모르는 세상에서는 파도를 타고 넘으며 스스로 파도가 되기도 하는, ‘털인간’ 같은 굴욕적인 별명 따위는 어울리지 않는 고양이 바로 그 자체일 수도 있다.

- 요조, <옮긴이의 말> 중에서




44개의 멋진 일러스트로 구성된 이 책은 매 컷마다 경탄을 자아낸다. 자연물과 고양이가 이처럼 단순하고도 조화롭게 그려진 그림은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그림을 그린 작가를 알아보니 '붓을 든 마법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명인이다.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이름이 림헹쉬(Lim Heng Swee). 대기업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그림을 보면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변신했다. "나이키, 유니클로, 갭 등의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했으며, 《르몽드 Le Monde》, 《리더스 다이제스트 Reader’s Digest》 등의 매체를 통해 그의 작품이 소개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한 그림책에 요조가 본문 분량보다 많은 옮긴이의 말을 앞에 덧붙이고 번역을 했다. 옮긴이의 말도 재밌거니와 요조의 깔끔한 번역을 보는 맛도 있다. 인용한 부분은 요조의 '옮긴이의 말' 중에 일부분이다. 은근 미소짓게 만든다. 본문으로 진입하면 멋진 고양이 컷마다 컷만큼이나 멋진 문장들이 어우러져 있는데, 여기서는 영어 문장 몇 개를 소개할까 한다. 고양이의 말이다. (그렇지만 인간의 말이기도 하지 않을까?)


I am just right, just where I am.

나는 내가 있는 바로 그 자리에 있어.


Abundance comes natually to me.

내 삶은 자연스럽게 풍요로워져.


I am calm and cofident and coverd in sharp spines tust in case.

나는 침착하고 자신감이 있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날카로운 가시들로 뒤덮여 있지.


I go effortlessly with the flow.

나는 힘들이지 않고 흐름에 몸을 맡길 수 있어.


Now is the perfect time to manifest the perfect place.

지금이야말로 완벽한 장소를 보여줄 완벽한 시간이야.


Sometimes it's good to let go.

가끔은 놓아주는 것도 좋아.


I reach out with curiosity.

내가 뻗는 손끝에는 호기심이 있어.


Inner peace is just a catnap away.

마음의 평화는 낮잠처럼 지나가.


I don't have to chase anything to be happy.

나는 행복하기 위해 아무 것도 추구할 필요가 없지.


Stress is not in my vocaburary.

(......)


나는 이 책을 나의 심리를 읽는 심리분석의 도구로 사용해봤다. 제목이 이야기하듯이, 고양이가 "나처럼 살아봐!"라고 말했는데, 나는 그렇게 사나? 물어보는 거다. 여러분도 이 책을 읽어보시면 고양이 처방법으로 자신을 진단해보기 바란다. 퍽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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