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랑 한 방에서 잤는데, 오랜만에 서로 꼭 껴안고 자고 싶었으나, 서로 워낙 혼자 자 버릇해서 같이 자는 것이 불편해서 서로 잠을 설쳤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합의하에 각방을 쓰기로 결정했다.) 그래도 출근을 해야 하니 나만 아침밥을 먹고 (아내는 아점을 먹는다.) 해 뜨는 시간에 맞춰 아내와 함께 해안길을 따라 출근했다. 아내가 오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일출 풍경이었기 때문에.
다행히 구름은 끼어있지만 둥그렇게 뜨는 해를 볼 수 있었다. 아내는 연신 감탄하며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무엇을 비는 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가족의 건강과 안녕이겠지. 날씨가 춥고 바람이 거세서 (아내가 날아갈까봐) 두 손 꼭 잡고 매표소까지 왔다.
매표소에 도착하니 회사에서 예비 경보가 발령돼서 오전에 10시 배까지만 운행하기로 했다고 통보가 왔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매표소에서 2시간 동안 근무를 하고 정리한 후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점심을 만들어 이른 점심식사 (아내는 첫 식사)를 했다.
오늘부터 냉장고에 쟁여둔 음식 파먹기를 시작한다. 첫 음식은 냉동고에 있는 고추장 양념 돼지고기. 양파 넣고, 당근 넣고, 대파 넣고 볶아 야채 가득 돼지불고기를 만들었다. 후배가 보내준 낙지젓갈과 명태식혜를 반찬으로 꺼내고, 김치콩나물국을 끓여 식탁을 차렸다.
점심 식사 후 설거지와 커피 한 잔을 하고, 계획에 없었던 오후 산책을 하기로 한다.(근무가 오전에 별안간 끝나서.) 오늘은 가파도 관광객들의 제1코스 전망대를 들고 해안가를 따라 걷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날씨가 쾌청해 밝은 전망을 볼 수 있었다. 제주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마라도가 지척에 보인다. 나는 갑자기 관광 안내원이라도 된 양, 주저리주저리 설명을 늘어놓았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설명을 잘한다.^^)
마지막 사진은 전망대에서 찍은 파노라마 사진이다. 그렇게 두 시간 남짓 걷다가 집으로 돌아오니 피곤이 몰려온다. 아내는 방으로 들어가 전기매트를 켜고 눕고, 나는 마당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이제 나도 들어가 잠시 누워야겠다.마당에 감자(아내가 지어준 노랑 고양이 이름)가 한가롭게 쉬고 있다.아내와의 하루가 평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