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는 고양이 3부작을 쓰고, 고양이 백과사전을 썼다. 고양이 소설을 쓰기 위해 모아놓은 자료를 백과사전식으로 정리한 책이다. 화자는 《고양이》에 등장하는 피타고라스다. 명색이 백과사전이니 백과사전식으로 정리해볼까.
지금으로부터 약 7백만 년 전에 인간과 고양이의 첫 조상이 출현했다. 그리고 약 3백만 년 전부터 인간의 조상은 작은 인간과 큰 인간으로 분화되기 시작한다. 고양이 조상도 마찬가지다.(21)
작은 고양이들은 몸집이 사자의 10분의 1에 불과했지만 지능은 더 높았다. 작은 인간들과 작은 고양이들은 지금으로부터 1만 년 전, 그러니까 인간이 농업을 발견할 때까지 나란히 진화를 계속했다.(24)
고양이가 점차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인간들은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선호하는 쪽과 개를 선호하는 쪽으로 나뉘게 된다. 보통 고양이는 지능 때문에, 개는 힘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한다. 고양이와 개는 무척 다른 동물이다. 고양이는 자유를 즐기는 반면 개는 복종을 좋아한다. 고양이가 밤을 좋아하고 개는 낮을 좋아하는 것도 큰 차이점이다. (46)
1900년대에 들어와서는 고양이가 예전처럼 주술의 상징이 아니라 자유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특히 검은 고양이는 무정부주의 운동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다. (75)
오늘날 프랑스에는 1천 2백만 마리의 고양이가 살고 있다. 유럽에는 5천만 마리, 지구 전체로는 4억 마리의 고양이가 존재한다. 인간의 숫자는 조만간 80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니, 여전히 지구상에는 고양이의 20배에 달하는 인간이 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인간도 고양이도 쥐의 숫자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8백억 마리가량의 쥐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79)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고양이 소설 3부작. 주인공은 파리의 고양이 바스테스이다. 소설은 가면 갈수록 점점 세계관이 확장되고 있다.
뼈의 개수는 242개로 성인 인간보다 36개 많고, 필요에 따라 근육이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놀라운 유연성을 보인다. (90)
고양이는 몸의 필요에 귀를 기울이면서 신체와 일체를 이루는 삶을 사는 반면, 인간은 식습관이 좋지 않고 신체 리듬과 일치하지 않는 피곤한 삶을 사는 탓에 수시로 병을 얻는다.(98)
우리는 6만 5천 헤르츠의 초음파까지 탐지해 낼 수 있는데 인간의 가청 진동수는 2만 헤르츠에 그친다. (...) 움직이지 못하는 인간의 귀와 달리 고양이의 귓바퀴는 독립적으로 180도까지 움직일 수 있다. (100)
후각 역시 고양이가 인간보다 40배는 발달돼 있다. 고양이의 후각 수용 세포 수가 2억 개에 이르는 데 반해 인간은 5백만 개 정도에 그친다. 고양이들은 후각을 통해 서로 관계를 맺는다. (...) 고양이의 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통도톨한 주름이 있는데 이는 마치 인간의 지문처럼 고양이마다 전부 다르다고 한다. (102)
고양이는 입안에 신경 세포로 뒤덮인 야콥슨 기관(보습 코기관)이라는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다. 냄새를 맡을 때 윗입술이 올라가면서 앞니 뒤쪽 입천장에 있는 두 개의 작은 관이 열리는데, 이 관을 통해 냄새가 전달된다. 이때 고양이는 입을 벌린 채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를 플레멘 반응이라고 한다. 다른 고양이의 페로몬 냄새를 맡았을 때나 새로운 냄새에서 정보를 분석해야할 때, 또는 위험한 냄새를 감지했을 때 이 같은 반응을 보인다. (107)
고양이의 혀는 가시같이 생긴 조직으로 덮여 오돌토돌하다. 우리 발톱의 성분과 똑같은 케라틴으로 이루어진 원뿔 모양 돌기들은 털을 핥을 때 빗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죽은 털을 뽑아내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혀의 중앙에 붙어 있는 이 사상 유두들은 우리가 잡은 사냥감의 뼈에 붙어 있는 고기를 발라내는 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고양이의 혀를 놀려 수시로 몸단장을 함으로써 털에 묻은 바깥냄새를 제거한다. (108)
사야가 좁고(인간의 시야는 약 180도인데 반해 고양이는 280도다.) 가시광선 파장의 범위도 좁은(인간은 어둠 속에서는 사물을 분간하지 못한다) 인간에 비해 고양이는 시각 능력이 매우 뛰어난 동물이다. (...) 우리는 적녹 색맹이고, 붉은 색을 감지하는 세포가 없어 노란색이나 옅은 녹색으로 본다. 고양이가 가장 선명하고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색은 파란색과 노란색이다. (113)
우리 고양이들에게 공기 중의 아주 미세한 진동까지 잡아내는 수염이 달려 있는 것과는 달리, 인간은 청각과 시각에만 의존해 세계를 지각한다. 따라서 머리 뒤쪽에서 소리 없이 일어나는 움직임을 포착하기란 불가능하다(가령 지진 발생을 미리 지각할 수 있는 고양이의 능력을 인간한테서는 기대할 수 없다). (117)
발바닥 전체를 땅에 대고 겉는 척행 동물인 인간과 달리 고양이는 발가락 끝으로 걷는 지행 동물이다.(118)
우리한테는 대개 털색 일부와 비슷한 색깔의 발바닥 패드가 있어 어떠한 지형에서도 소리 없이 조용히 움직일 수 있다. 이 패드는 피부가 두껍고 지방이 많은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어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요철이 심한 곳을 걸을 때도 다치지 않게 해준다.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하 부위다.(121)
(극한의 기온에서는 어쩔 수 없지만) 발바닥 패드에 있는 땀샘은 우리 몸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우리 고양이들은 발바닥으로 땀을 흘려 38도에서 39도 사이의 체온을 유지한다.(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