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쓰기 14 : 청소년 고전 2

김경윤, <장자-가장 유쾌한 자유와 평등 이야기> (파란자전거, 2016

by 김경윤

자유.

스스로 말미암다. 자기가 원인이 되다. 남의 눈치를 보며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대로 산다. 자신의 삶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다. 인간 존엄성의 뿌리가 되는 말입니다. 나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의 삶을 사는 것이니까요. 어떤 동요가수의 노랫말처럼 나 같은 건 나밖에 없어요. 그러니 자유롭게 사는 것이 행복의 조건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자유가 없다면, 우리는 노예와 다를 바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남이 시키는 삶을 살아가는 노예 같은 인간이 됩니다. 일찍이 오랫동안 노예생활을 해왔던 인류는 ‘자유 아니면 죽음을!’을 외쳤지요. 죽음보다 못한 상태가 바로 자유를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다면 차라리 죽는 것만 못합니다.


평등.

모든 만물은 똑 같이 소중하다. 백인과 유색인, 남자와 여자, 어른과 아이, 서양인과 동양인, 심지어 인간과 뭇 생명체가 다 동등하다. 인간이 무리를 짓고 살아가는 데 반드시 뿌리내려야 할 생각입니다. 1등만이 대접받는 사회가 아니라 등수와 관계없이 같은 생명체로 존귀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일등도 아니고 이등도 아니고 평등!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이 평등의 태도를 잃어버렸습니다. 조화와 협력의 평등이 아니라 경쟁과 승리의 대결이 우리 사회에 바이러스처럼 퍼져갔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남과 비교하며 남보다 나아지려고 경쟁합니다. 그리고 남이야 어찌되었든 자신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지요. 행복에 점점 가까워지는 삶의 방식이 아니라 점점 멀어지는 삶의 방식을 택했습니다.


장자.

춘추전국시대에 약소국에서 가난하게 태어나 비루한 삶을 살았던 장자는 바로 이 자유와 평등이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임을 알았습니다. 권력으로도 명예로도 재물로도 얻을 수 없는 가치가 바로 자유와 평등입니다. 반대로 권력을 추구할수록, 명예를 따를수록, 재물에 집착할수록 잃게 되는 것이 자유와 평등이지요. 그래서 장자는 권력, 명예, 제물 따위와는 멀어지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얻기도 힘들지만 얻게 되더라도 쉽게 잃을 수 있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이 굳건하게 가지고 있었던 자유와 평등의 사상을 지키기로 했지요.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장자>입니다.

그래서 <장자>를 읽으면 무엇보다 자유와 평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생각만이 아니라 온 몸으로 자유와 평등을 실천하며 살았던 멋진 사상가 장자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곳곳에서 전쟁과 테러가 발생하고,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전쟁과 테러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돈 벌기 힘들고, 외롭고, 지치고,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심지어는 우리나라를 지옥과도 같다하여 ‘헬조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유 대신 노예와 같은 삶을, 평등 대신 경쟁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참 희안한 일이지요. 이제 자유와 평등을 위해 새로운 가치와 삶을 찾아봐야 합니다. <장자>는 그 새로운 가치와 삶을 찾는 데 귀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하늘과 같이 높은 뜻을 둔 사람은 하늘처럼 살아갑니다. 자신을 옥죄는 사슬을 벗어버리고 높은 곳으로 가볍게 날개쳐 날아오릅니다. 비상하려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야 합니다.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하늘과 같은 사람은 자신의 것을 골고루 나눠줌으로 만물을 키웁니다. 하늘에서 햇빛과 비가 골고루 내리듯, 자신의 주변을 환하게 하고, 목마른 생명에게 양식을 줍니다.


저기 붕새가 날아오릅니다. 그 날개의 크기는 나라를 덮을 만하고, 그 한 번의 날개짓은 대기권을 뚫어버릴 듯합니다. 그 붕새도 처음에는 아주 작은 물고기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작은 물고기가 큰 뜻을 품자 날개가 돋아 새가 되었지요. 아주 커다란 붕새가 말입니다. 여러분도 바로 저 붕새랍니다. 비좁은 어항에서 꼬리나 흔드는 금붕어가 아니라, 백 미터도 날아오르지 못하고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는 참새가 아니라, 높은 하늘을 마음껏 날아오르는 커다란 붕새입니다.

그러니 높이 날아 올라, 세상을 평등한 눈으로 바라보고, 거칠 것 없이 자유롭게 날개짓을 하세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자유청소년도서관에서

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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