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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May 02. 2024

오늘 : 일상으로의 초대

2024. 5. 2.

가파도 매표소에 있으면 발권이나 변경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다. 책을 읽고 느낌이 남아있으면 글로 남긴다. 그런데 음악을 들을 때는 느낌이 남아있더라도 글로 남긴 적이 별로 없다. 오늘 우연히도 유튜브가 추천한 곡 중에 신해철의 <일상으로의 초대>가 떠올랐다. 손님이 없는 한적한 시간에 볼륨을 최대한 올려 음악을 들었다. 가슴이 쿵쾅댔다. 


나는 내 감정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특히 그 감정이 부정적이라고 생각할 때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내가 평안하고 태평하고 명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지극히 작은 일부분일 뿐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려울 때도 슬플 때도 외로울 때도 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신해철의 음악을 들으며 갑자기 감정이입이 되고 말았다. 갑자기 외로움(/그리움)이 밀려왔다. 감정이입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싱크로율이 높을수록 감정을 추스리기 어려워진다. 


아침 첫 근무시간부터 이 감정으로 시작할 수는 없다. 빨리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 그런데도 신해철의 노래가사가 자꾸 맴돈다. 아마도 오늘은 이 노래를 여러 번 들을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그런 날이 있다.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길 때 

요즘엔 뭔가 텅 빈 것 같아 

지금의 난 누군가 필요한 것 같아 

친굴 만나고 전화를 하고 밤새도록 깨어있을 때도 

문득 자꾸만 네가 생각나 

모든 시간 모든 곳에서 난 널 느껴 


내게로 와 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새로울 거야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달라질 거야 


서로에 대해 거의 모든 걸 지켜보며 

알게 된다는 게 말처럼 그리 쉽진 않겠지 

그렇지만 난 준비가 된 것 같아 

너의 대답을 나 기다려도 되겠니 


난 내가 말할 때 귀 기울이는 너의 표정이 좋아 

내 말이라면 어떤 거짓 허풍도 믿을 것 같은 

그런 진지한 얼굴 네가 날 볼 때마다 

난 내 안에서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져 


네가 날 믿는 동안엔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야 

이런 날 이해하겠니 


내게로 와 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새로울 거야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달라질 거야 


내게로 와 줘 

I'm spending whole my days for you 

Cause I am always thinking about you 

I really like to share my life with you 

I truely want to be someone for you 

So lt is invitation to you 

Now I am waiting for the answer from you

 I swear I will do anything for you 

But sadly I've got nothing to give you 

All I can do is just say I love you 


해가 저물면 둘이 나란히 지친 몸을 서로에 기대며 

그날의 일과 주변일들을 얘기하다 조용히 잠들고 싶어


https://youtu.be/QTkLBhd-hQ8?si=2TvSz_tXMD5lG6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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