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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4시간전

오늘 : 알라딘

2024. 7. 3.

1.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25주년을 맞이했다.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할 때 교보문고나 예스 24 등 굴지의 기업이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나는 알라딘에서만 구입하고, 알라딘에서 서평활동을 했다. 습관이란 무서워서 한 번 알라딘에 길들고 나니, 알라딘이 제일 편하고 좋았다.

이번에 메일로 알라딘에서 지난 25년간 내가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 권수와 총 구입액 등 다양한 내역의 통계자료를 보내왔다. 이른바 알라딘x천사뚱(나의 닉네임이다) 7511일간의 기록이다. 호기심 차원에서 열어보았더니 지난날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내가 알라딘에서 첫 거래를 한 것은 2004년 3월이다. 그러니까 20년 동안 나는 알라딘 고객인 셈이다. 구매한 책은 1,764권으로 이것을 쌓아 올릴 경우 14층 자리 빌딩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다. 내가 알라딘에 결제한 금액은 24,429,440원이니 얼추 2천5백만 원어치 책을 산 것이다.(월 평균 1백만 원 정도 된다.) 이 구매액은 알라딘 고객 중 상위 0.06%에 해당한다고 하니 내가 상위 1% 안에 들어가는 최초의 통계치다. (많이도 샀구나. )

한 달 동안 제일 책을 많이 구입한 달은 2012년 8월인데 대략 200만 원어치의 책을 구입하였다. 필시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지원금을 받아 책을 산 달일 것이다.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지원금으로 또는 사비로 정말 책을 많이 구입하였다. (지금 그 책 중 대부분은 도서관 문을 닫으며 폐지로 처리되었다. 책의 운명치고는 재난급에 해당한다 하겠다. 그래도 건진 책들이 대략 2~3천 여권쯤 될 터인데, 한양문고에 한 300여 권, 친구집에 2천여 권 보관되고 있다. (가파도에 도서관을 만들면 이 책들을 다 가져올 수 있을까?)

최근 들어 가파도로 이주했기 때문에 책 구매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도 고양시 일산동구 통계로 치면 500등 안에 들어간다고 하니 고양시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은 것인지, 월평균보다 내가 5권을 더 많이 샀다고 하니 아직도 내가 책을 많이 구입해 읽는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구입한 책의 분야는 당연히 인문학, 동양철학, 서양철학, 철학일반 순이니 나의 활동과 정확히 겹치는 순위라 할 수 있다. 재미난 점은 나는 기독교인임에도 불교 관련서적이 5위에 올라있었다. (나는 불교도인가, 기독교도인가?) 고미숙의 책은 거의 구입하였는데 그중 25권이나 알라딘을 통해 샀나 보다. (고미숙이 책을 많이 쓴 것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돈지출을 줄이는 차원에서 신간보다는 중고책의 구매량을 늘렸는데, 그 영향인지 120여 만원 어치 중고책을 구입하였고, 내 책도 중고책을 팔아 20여 만원의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통계에 잡혔다. (내 책을 중고시장에 판 것은 내가 아니라 아내와 아들들이다. 집에 있는 책들을 집안정리 차원에서 팔아치운 것이다.)


어쨌든 이번 통계치를 보면서 은근슬쩍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것만으로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다. 책 속에 파묻혀 살아온 세월이 40년이다. 앞으로 얼마나 살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눈이 보이는 한에는 책과 더불어 살아갈 것이 분명하다. 웃자고 계산한 통계치겠지만, 알라딘은 내가 100살까지 산다면 3천 권을 구매할 있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 되려면 돈도 계속 벌고, 몸도 챙겨야겠다. (덕분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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