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15.
1. 큰 배움의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 자신 속에 있는 밝은 덕을 밝히고, 사람들을 새롭게 하며, 지극한 선함을 끝까지 실천하는 것입니다.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新民 在止於至善
대학지도 재명명덕 재신민 재지어지선
2. 갈 곳을 알아야 방향이 정해지고, 방향이 정해져야 흔들림이 없고, 흔들림이 없어야 평안해지고, 평안해져야 깊이 생각할 수 있으며, 깊이 생각해야 이루고자 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知止而后 有定, 定而后 能靜, 靜而后 能安, 安而后 能慮, 慮而后 能得.
지지이후 유정, 정이후 능정, 정이후 능안, 안이후 능려, 려이후 능득.
3. 만물에는 뿌리와 가지가 있고, 일에는 처음과 끝이 있습니다. 일의 처음과 끝을 알면 배움의 길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則近道矣.
물유본말 사유종시. 지소선후 즉근도의.
1.
광복절(光復節)이다. 빛이 회복된 날. 다시 빛을 얻은 날. 조국을 되찾은 날. 오늘이 광복절 80주년이다. 조국이 빛을 되찾았다면 나는 '나의 빛'을 되찾았는가?
열흘 후(8월 25일)면 나는 고양으로 올라가 한양문고 한강홀에서 저녁 7시에 <대학>을 강의한다. 그래서 그 열흘이란 기간을 <대학>을 읽는 기간으로 삼았다. 매일 한 편씩 열 번을 올리면 '대학 읽기'가 완성된다. 그렇게 대학 읽기를 시작한다.
2.
첫 문장은 '큰 배움(大學)의 길을 탐색한다. '작은 배움(小學)'도 있나? 있다. 아침에 일어나 이불자리를 정리하고, 주변을 청소하고, 씻고, 인사하는 것이 작은 배움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해야 할 일이다. 홀로 서기 위해 함께 살기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할 공부다. 그렇게 삶의 루틴이 안정적일 때, 큰 배움이 시작된다.
큰 배움의 궁극적 목적을 <대학>에서는 3가지로 말한다. 이른바 삼강령이다. 1) 자신 속에 있는 밝은 덕을 밝히고, 2) 사람들을 새롭게 하며, 3) 지극한 선함을 끝까지 실천하는 것이다.
1) 명명덕(明明德), 자신 속에 있는 밝은 덕을 밝힘
사람 속에 빛(선함)이 있다. <중용(中庸)>에서는 '하늘이 명령한 것을 본성이라 한다 [天命之謂性]'했으니,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빛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빛나는 존재로 태어난다. 그런데 사람들 모두 다 빛나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빛이 희미해지고 하고, 어둠이 빛을 가리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의 '빛의 존재'임을 망각하고 산다. 그러면 빛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공부의 궁극적 목표는 그 빛을 찾아 밝히는 것이다. 자존을 회복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자신만의 빛을 밝히는 것. 그것이 공부다.
2) 신민(新民), 사람들을 새롭게 함
사람들을 새롭게 하다니? 무슨 뜻? 자신을 늘 새롭게 하지 못하면서, 사람을 새롭게 할 수는 없다. 가족과도, 친구와도, 이웃과도, 공동체 구성원과도 새로운 관계를 구성하지 못하면 사람들을 새롭게 할 수 없다. 그래서 늘 자신을 닦아야 한다. 자신을 닦는 수신(修身) 없이 사람을 새롭게 하는 신민(新民)은 불가능하다. 원래 <예기(禮記)>에 실려있는 <대학>에는 신민이 친민(親民)으로 적혀 있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낸다는 뜻이다. 신민이 의식적이라면, 친민은 감성적이다. 뭐로 해석해도 괜찮을 듯하다. 공부의 두 번째 목표는 남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늘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다. 평생이 걸릴 일이다.
3) 지어지선(止於至善), 지극한 선함을 끝까지 실천하는 것
지극한 선함이란 무엇인가? 선의 끝판왕인가? 아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태도이다. <중용>식으로 말하면 시중(時中)이다. "그만하면 딱 좋아!"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과하면 안 된다. 아무리 좋은 관계도 오버하면 안 된다. 모자라면 섭섭하고 지나치면 부담스럽다. 선(善)이 '좋음'이라면, 지(至, 지극함)는 '딱'이다. 지선(至善)은 '딱 좋음'이다.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 계속 유지함을 멈추지 않는 것을 <중용>에서는 '용(庸)'이라 한다. 그러니까 '지어지선(止於至善)'은 '중용(中庸)'이다. 나의 빛을 찾는 것도, 나를 새롭게 하는 것도,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도 중간에 멈춰서는 안 된다. '딱 좋은' 그 상태를,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멈추지 말아야 한다.
3.
공부의 목적으로 정했으니 그곳을 향해서 가야지 다른 곳으로 가면 안 된다. 삼천포로 빠지면 안 된다. 갈 길을 잃으면 불안하고, 불안하면 정신없고, 정신없으면 할 일을 못하게 된다. 반대로 "갈 곳을 알아야 방향이 정해지고, 방향이 정해져야 흔들림이 없고, 흔들림이 없어야 평안해지고, 평안해져야 깊이 생각할 수 있으며, 깊이 생각해야 이루고자 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다.
큰 공부는 입시가 목적이 아니다. 좋은 삶이 목적이다. 학교만이 배움터가 아니다. 어디든 언제든 평생을 배워야 한다. 입시만을 위해, 자격증만을 위해, 스펙만을 위해 하는 공부는 길을 잃은 것이다.
4.
그래서 소중하고 중요한 것을 먼저 하고, 하찮고 사소한 것은 나중에 하는 것이다. 일에 경중이 있듯이, 공부에도 경중이 있다. 일의 시작과 끝이 있듯이, 공부에도 시작과 끝이 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큰 공부다. 공부를 못하는 사람은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몰라, 닥치는 대로 보이는 대로 잡히는 대로 한다. 시작도 엉망이고 끝도 나지 않는다. 그러고는 재능을 탓하고, 배경을 원망하고, 헛된 변명을 늘어놓는다.
5.
이렇게 써놓으니, 모두 나에게 하는 말이다. 크게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