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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장. 나의 진심이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

- 청년의 중용 읽기

by 김경윤

오직 천하에서 지극히 성실한 사람만이

능히 자신의 본성을 다하고, 나아가 다른 사람과 만물의 본성을 다하게 할 수 있다.

그리하여 하늘과 땅이 만물을 길러내는 일을 도우니,

하늘, 땅과 더불어 하나가 된다.

(It is only he who is possessed of the most complete sincerity that can exist under heaven, who can give its full development to his nature, then to the nature of other men, and then to the natures of all things. Assisting the transforming and nourishing powers of Heaven and Earth, he may with Heaven and Earth form a trinity.)


우리는 종종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거대한 세상의 문제 앞에서, 무한한 우주의 질서 앞에서, 나라는 존재는 너무나 작고 미미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나 한 사람이 노력한다고 세상이 바뀔까?’, ‘나의 작은 진심이 무슨 힘이 있을까?’ 하는 무력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용』은 이런 우리에게, 인류 역사상 가장 대담하고 웅장한 비전을 제시합니다. 바로 당신의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진심(至誠)’이야말로, 세상을 바꾸고 마침내 우주와 하나가 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말입니다.

그 과정은 마치 조용한 호수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가 동심원을 그리며 점점 더 넓게 퍼져나가는 모습과 같습니다.


첫 번째 물결은 ‘나 자신’에게로 향합니다.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지극한 진심을 가진 사람은, 다른 누구보다 먼저 자기 자신의 본성(性)을 온전히 피워냅니다. 남들의 시선이나 세상의 기준에 맞춰 나를 포장하는 대신, 내 안에 있는 가장 순수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가진 잠재력을 남김없이 발휘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나를 완성하는 길(盡己之性)’입니다.


두 번째 물결은 ‘다른 사람과 만물’에게로 퍼져나갑니다.

나 자신을 온전히 피워낸 사람은, 그 향기로 주변을 물들이기 시작합니다. 그의 진심 어린 말과 행동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그들 또한 자신의 본성을 피워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나아가 그는 세상의 모든 존재, 심지어 작은 풀 한 포기, 동물 한 마리까지도 각자의 본성대로 잘 자라날 수 있도록 아끼고 보살핍니다. 이것이 바로 ‘남을 완성시키는 길(盡人之性, 盡物之性)’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물결은 마침내 ‘하늘과 땅’에 가닿습니다.

다른 사람과 만물을 완성시키는 성인(聖人)의 역할은, 결국 하늘과 땅이 만물을 낳고 길러내는(化育) 위대한 창조 활동을 돕는 것과 같습니다. 이로써 인간은 더 이상 자연에 지배당하는 미미한 존재가 아니라, 하늘(天), 땅(地)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우주를 경영하는 세 번째 주체(人)로 우뚝 서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중용』이 꿈꾸는 궁극의 경지, ‘하늘과 내가 하나 되는 길(與天地參)’입니다.


이 이야기가 너무 거창하고 비현실적으로 들리시나요?

그렇다면 우리 주변의 위대한 혁신가들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지극한 진심(至誠)을 가졌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먼저 자신의 모든 열정과 재능을 쏟아부어 자기 자신을 최고의 전문가로 만들었습니다(盡己之性). 그의 진심은 동료들에게 영감을 주어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냈고(盡人之性), 마침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습니다(盡物之性). 그의 위대한 업적은 인류 문명의 일부가 되어 하늘 아래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與天地參).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내가 내 자리에서 쏟는 작은 진심 하나가, 바로 세상을 바꾸는 가장 위대한 첫걸음입니다. 고객을 향한 진심, 가족을 향한 진심,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진심. 그 작은 진심의 돌멩이가,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삶과 세상을 아름다운 물결로 채워가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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