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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장. 인성과 실력, 두 날개로 날아오르는 법

- 청년의 중용 읽기

by 김경윤

군자는 덕성(德性)을 존중하고 학문(問學)의 길을 따르며,

넓고 큰 것에 이르면서도 지극히 섬세함을 다하고,

지극히 높은 경지에 오르면서도 평범한 길을 따른다.

(The superior man honors his virtuous nature, and maintains constant inquiry and study. He seeks to carry it out to its breadth and greatness, while addressing the exquisite and minute points. He seeks to attain the greatest height and brilliancy, while pursuing the course of the Mean.)


우리는 종종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낍니다. 뛰어난 실력과 재능은 가졌지만 인성이 좋지 않은 사람이 성공 가도를 달리는 모습을 볼 때, 혹은 마음은 더없이 착하고 성실하지만 세상 물정을 몰라 늘 손해만 보는 사람을 볼 때. 우리는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성공하려면 좀 못되져야 하나?’, ‘착하게 살려면 가난을 감수해야 하나?’

하지만 『중용』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진정한 군자는 이 둘 중 어느 하나도 포기하지 않는다고요. 그는 ‘인성’과 ‘실력’이라는 두 개의 날개를 모두 온전하게 펼쳐 하늘을 나는 사람입니다.


『중용』은 군자가 추구해야 할 다섯 가지 아름다운 ‘균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첫째, ‘따뜻한 가슴’과 ‘차가운 머리’의 균형입니다 (尊德性而道問學).

군자는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선한 본성, 즉 따뜻한 인성(德性)을 소중히 여깁니다. 하지만 거기에만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탐구하여(問學) 세상을 꿰뚫는 날카로운 지성을 함께 갖춥니다. 인성 없는 실력은 위험하고, 실력 없는 인성은 무능합니다.

둘째, ‘숲을 보는 눈’과 ‘나무를 보는 눈’의 균형입니다 (致廣大而盡精微).

훌륭한 리더는 회사의 10년 뒤 미래를 내다보는 넓은 시야(廣大)를 가지는 동시에, 오늘 고객이 제기한 작은 불만 하나를 놓치지 않는 섬세함(精微)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큰 그림을 놓치면 방향을 잃고, 디테일을 놓치면 모든 것이 무너집니다.

셋째, ‘높은 이상’과 ‘평범한 현실’의 균형입니다 (極高明而道中庸).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숭고한 이상(高明)을 품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을 실현하는 길은 언제나 땀 흘려 일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며, 지루한 서류 작업을 해내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길(中庸) 위에 있습니다. 발은 땅에 딛고 있되, 시선은 하늘의 별을 향하는 자세입니다.

넷째, ‘전통을 아는 힘’과 ‘새로움을 아는 힘’의 균형입니다 (溫故而知新).

과거의 지혜와 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溫故)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창의적인 해법을 찾아냅니다(知新). 전통에만 갇히면 ‘꼰대’가 되고, 새로움만 좇으면 ‘뿌리 없는 나무’가 됩니다.

다섯째, ‘진실한 마음’과 ‘세련된 형식’의 균형입니다 (敦厚以崇禮).

사람을 대하는 근본은 돈독하고 진실한 마음(敦厚)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좋은 마음도 예의(禮)라는 세련된 형식에 담겨 표현될 때, 상대방에게 더 깊은 존중과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군자의 삶은 끊임없이 양 극단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두 개의 날개로 힘차게 날갯짓하며 더 높고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새처럼 말입니다.

당신의 날개는 지금 어떤 모습인가요? 혹시 한쪽 날개만 너무 커져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지는 않나요? 오늘 하루, 나의 부족한 쪽 날개를 조금 더 단련시키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인성과 실력, 두 날개가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꿈꾸던 하늘을 향해 온전히 날아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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