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의 중용 읽기
어리석으면서도 자기 생각만 쓰기를 좋아하고,
신분이 비천하면서도 자기 멋대로 하기를 좋아하며,
지금 세상에 태어나 옛날의 길로 되돌아가려 한다면,
이러한 자에게는 재앙이 반드시 그 몸에 미칠 것이다.
(To be stupid, and yet fond of using his own judgment; t
o be in a low station, and yet fond of being his own master;
to live in the present age, and go back to the ways of antiquity;
--such a one is sure to bring calamity upon himself.)
우리는 모두 ‘자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나만의 가치관, 나만의 경험, 나만의 방식. 이것은 우리가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 ‘자기 생각’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옳은 것이라고 믿는 순간,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게 됩니다. 바로 ‘나’라는 이름의 감옥입니다.
『중용』은 이 위험한 감옥에 갇힌 사람들의 세 가지 유형을 보여줍니다.
첫 번째 유형은 ‘귀를 닫은 사람’입니다 (愚而好自用).
이들은 지혜가 부족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듣지 않고 오직 자기 꾀만 믿고 행동합니다. 자신의 좁은 경험이 세상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것이죠. 이들은 종종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정작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이들은 결국 자신의 어리석음이 만든 벽에 부딪혀 큰 실패를 맛보게 됩니다.
두 번째 유형은 ‘분수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賤而好自專).
이들은 책임질 능력이나 권한이 없으면서도, 모든 일을 자기 멋대로 결정하고 싶어 합니다. 조직의 위계질서나 동료들과의 협력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려 합니다. 하지만 분수에 맞지 않는 행동은 주변 사람들의 신뢰를 잃게 하고, 결국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세 번째 유형은 ‘과거에 사는 사람’입니다 (反古之道).
이들은 세상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옛날 방식만이 옳다고 고집합니다. “예전에는 다 그렇게 했어”라는 말로 모든 새로운 시도를 가로막습니다. 물론 과거의 지혜를 배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때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낡은 지도를 들고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사람은 결국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세 유형의 사람들은 모두 ‘자기 생각’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감옥의 벽은 너무나 두꺼워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세상의 변화가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그들은 현실과 충돌하여 스스로에게 ‘재앙’을 불러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너 자신을 알라’는 고대의 지혜를 다시 한번 떠올리는 것입니다. 내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는 ‘겸손’을 배우고,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유연함’을 가지며, 내가 모르는 것을 배우려는 ‘열린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내 생각이 옳다고 확신이 들 때일수록, 잠시 멈추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
“다른 사람의 생각은 어떨까?”
“이 방법이 지금 이 상황에서도 최선일까?”
‘나’라는 감옥의 문을 여는 열쇠는, 바로 이 작은 질문들 속에 있습니다. 그 문을 열고 세상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더 넓고 지혜로운 세상과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