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단상 6 : 관계

#관계

by 김경윤
지배계급은 자연스럽지 않은 기생관계를 종교로 정당화하고, 제도로 자연화한다.


모든 존재는 관계론적이다.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다. 공존(共存)과 공생(共生)은 존재 유지의 기반이다. 공존(共存) 없는 독존(獨存)은 불가능하다. 심지어는 기생(寄生)조차도 공생(共生) 없이는 불가능하다. 봉준호의 영화 《기생충》은 부자가족에 기생하는 빈자가족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역사적 사실을 뒤집어 보여주고 있다,

인류 역사를 보면 일하는 자의 생산물이 전체를 먹여 살리고도 남게 되자, 이 잉여를 소유하려는 지배층이 생기게 된다. 평등하게 공존했던 인간관계가 지배와 종속 관계로 전환된다. 육체적 노동 없이 잉여생산물을 소유하게 되는 지배층이 생겨나자, 이 지배층을 강화하는 온갖 제도와 장치와 이데올로기가 생겨난다.

평등했던 공생관계가 불평등한 기생관계로 수직화된다. 왕을 비롯한 귀족그룹이 형성되고, 성직자를 비롯한 종교그룹이 만들어지고, 이들을 미화하고 찬양하는 예술가그룹이 만들어진다. 다른 인간은 이러한 질서에 순응하는 평민이 되거나, 억압당하는 노예가 된다.

인류의 노동에 기생하는 지배계급이 고착화되고, 정당화된다. 이 지배계급은 자연스럽지 않은 기생관계를 종교로 정당화하고, 제도로 자연화한다. 노동에 종사하는 자들은 노동을 할수록 가난해지고, 이들에 기생하는 자들은 더욱 부유해진다.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이고, 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위험한 사상으로 내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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