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스승은 바다와 같습니다.
고요히 자신을 낮추기에
온갖 것들이 모여듭니다.
어떤 것들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참된 스승은 제자들의 안식처.
칭찬도 비난도 받지 않고
그의 품에서 편안히 거합니다.
근심도 걱정도 없이
하루를 잘 보냅니다.
어릴 적 스승의 날이면 선생님 앞에서 <스승의 은혜>를 합창하였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아, 누가 이렇게 낯뜨거운 노래를 만들었을까? 찾아보니 강소천이 가사를 쓰고 권길상이 곡을 붙였다.
작사가 강소천(본명은 강용률, 소천은 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동문학가로 1915년 함경도 고원에서 태어나 1963년 사망하였다. 평소에 소설가 황순원, 김동리 그리고 청록파 시인들과 친하였다. 유교적 전통에서 살았으나 개신교로 개종하였다. <스승의 은혜>는 유교적 세계관에 민족주의적 정서를 담아 지어졌다. 우리는 대부분 1절만 부르고 말았지만, 본래 3절까지 가사가 쓰였다. 3절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바다보다 더 깊은 스승의 사랑
갚을 길은 오직하나 살아생전에
가르치신 그 교훈 마음에 새겨
나라 위해 겨레 위해 일하오리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아, 이를 어쩔거나. 스승의 은혜를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은 나라와 겨레를 위해 일하는 것이로구나. 3절까지 안 부른 것은 천행(天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스승은 뭔가를 바라는 사람이 아니다. 배움은 있지만 보답은 필요없다. 일방적 증여가 스승의 길이다. 교편까지 잡은 시인치고는 참으로 낯뜨거운 가사를 썼다고 생각한다. 스승의 날 노래는 다시 쓰여야 한다. 적어도 노자라면 그리 말했을 것이다. 옛날에는 뭣 모르고 불렀지만, 지금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