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가르침은
작은 생선을 조리하는 것과 같습니다.
생선이 잘 익을 때까지 가만히 두어야 합니다.
휘적휘적대면 모양이 흐트러집니다.
뒤집을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힘주어 뒤집으면 살점이 다 떨어져 나갑니다.
가르침도 마찬가지.
기다림의 시간
힘 조절의 능력
망가뜨리지 않는 섬세함
스승은 제자를 헤치지 않습니다.
이오덕이라는 스승이 있다. 1925년 경북 영천에서 농사군의 아들로 태어나 농사를 지으면서도 책을 손에 놓지 않았다. 가난하여 2년제 농업학교에 들어가 “땀 흘리며 일하는 것과 밥을 해서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을 배웠다. 1944년 교원시험에 합격하여 청송부동초등학교에 부임하여 이후로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 교감, 교장을 지내면서 동화와 동시를 썼다. 한국말과 글을 사랑하여 우리말 지킴이로 평생을 살았다.
지식인들이 쓰는 국적불명의 말에 어린이들이 오염되는 것을 막고, 삶에서 우러나오는 말과 글이 진실하다고 믿었기에, 어린이들에게 삶의 시를 가르치고 어린이들의 시를 모아 작품집도 냅니다. 1970년대에 권정생 선생을 만나 10년이 넘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평생지기로 살아갑니다. 2003년 자택에서 78세의 나이로 별세하셨습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시는 ‘빛과 노래’이다.
그는 어린이들을 사랑했고, 세상의 부모와 교사는 아이의 생명을 지키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죽어가는 현실에 분노했고, 아이들을 살리자고 절규했다.
“지구상의 어떤 동물도 새끼들이 (큰 짐승도 자살은 없지만) 자살하게 하지 않는다. 내가 알기로 어린이자살 사건은 겨우 몇 해 전부터 일어났다. 그런데 해마다 100명을 훨씬 넘게 죽어가는데도, 온 나라 아이들 수에 비교해서 얼마 안 되니 걱정할 것이 없다고 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저주받아야 할 국민이다.(……) 이 세상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방패가 되고 성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일은 부모들의 가장 크고 중요한 할 일이다. 그리고 아무리 정치가 포악하고 교육이 엉망이 되어 아이들이 짓밟혀 있더라도 부모들만 아이들을 지킬 각오를 하고 있으면 아이들은 결코 아주 병들어 버리지는 않고 비뚤어지지도 않는다. 더구나 자살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나는 믿는다.” - 이오덕, 《민주교육으로 가는 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