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윤 Jun 11. 2020

2020 독서노트 : 코로나 이후의 세계

제이슨 솅커,《코로나 이후의 세계》(미디어숲, 2020)

이 책은 산업과 경제, 사회를 가로지르는 단기적이고 장기적인 나의 예측을 공유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책을 통해 손에 쥘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면 코로나19로 심각한 인명 피해와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서도 기회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미래는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인간 본성, 기술 발전, 역사적 트랜드 등과 미래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어떻게 일치하는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것들이 무엇인지 아는 것만큼이나 머지 않은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해 한 가지 공공연한 비밀이 드러났다. 바로 지식 노동자로 산다는 것,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직업 종말의 시기에 살아남는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6명의 학자들의 인터뷰 모음집 《코로나 사피엔스》로 살펴보았으니, 이제 미국의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의 미래 예측을 읽어볼 차례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미디어숲, 2020)을 읽었다. 적어도 세계적 전망을 기대했는데, 다루는 부분은 미국에 국한되어 있다. 철저하게 미국을 중심으로, 미국의 현상을 분석하여 미래를 전망한 책이다. (그점은 적이 실망스럽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는 미국에도 ‘기회는 존재한다’고 언급하지만, 저자의 미국 전망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몇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있다. 쉽게 번호를 매겨 정리해보자. 코로나 사태 이후 ① 일자리는 원격근무(재택근무)의 형태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에 따라 사무실(건물)들은 쓸모없어진다. 그리고 자가용 중심의 교통시스템도 급변할 것이다. ② 교육 역시 온라인 교육이 주를 이룰 것이다. 이는 교육길드 시스템(학교와 교육권력)을 해체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민주화할 것이며, 배우고자 하는 모든 계층에게 학습경험을 향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③ 재택근무로 인해 에너지 시스템도 바뀔 것이다. ④ 계속되는 불황으로 금융의 미래가 불확실해지고, 통화정책도 위험에 처할 것이다. ⑤ 미국의 국가부채를 더욱 늘어나고 미국의 미래를 위협할 것이다. ⑥ 부동산 경제도 부정적이다. ⑦ 농업은 식량안보를 포함하여 그 중요성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⑧ 사회적 공급망을 더욱 촘촘하게 구성하지 않는다면 일상적인 삶의 위협이 될 것이다. ⑨ 국제관계와 미국의 안보는 위험이 늘어날 것이다. 그 외에도 일자리의 지속적인 축소로 인해 트럼프의 재집권은 힘들어진다. 여행과 레저, 스타트업의 미래도 어둡다. 한마디로 미국은 장기적인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래학자의 미래전망치고는 김이 빠진다. 의료와 건강관련 산업과 인력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먹고 살고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미국의 미래 사회의 희망이다. 이 정도는 중학교 정도의 지성만 있어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데이터들이 이용되었는데, 모두 불길하고 부정적인 지표이다.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이 무너지고 있는 증표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코로나 이후의 한국 사회의 전망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총체적으로 점검할 집단지성의 테스크포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미국적 모델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따라야할 모델이 아니라, 극복해야할 모델이다. 미국은 이미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져 있다. 이 자중지란의 사슬에 강하게 매일수록 우리나라의 전망도 어둡다. 새로운 세계정세를 전망하고 자기모색(自己摸索)을 시작해야 한다.


한편 미국에게 던져진 질문들은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던져졌다. 교육, 정치, 경제, 산업, 주거, 노동, 에너지, 생태, 식량, 의료, 사회적 보장과 안전망 구축, 국제관계 등 전방면에 걸쳐 이야기를 나누자.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창의가 필요할 때이고, 용기와 결단이 필요할 때이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질병극복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전체를 바꿀 것이다. 그것도 아주 급진적으로!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무엇보다 우리의 처지를 알고, 국제적 상황과 우리에게 닥칠 미래를 예상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러한 필요성을 강력히 시사해주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0 독서노트 : 들뢰즈=괴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