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노자 69 : 싸움의 기술
교육의 관점에서 새로 쓰는 노자 <도덕경>
학생에게 싸움을 가르칠 때는 이렇게 하십시오.
상대방이 아무리 약하더라도 강하다고 여기고
무턱대고 나서기보다는 한 발 물러서게 합니다.
상대방을 가볍게 여기는 것보다 더 큰 화는 없고
상대방을 가볍게 여기면 자신의 보물을 빼앗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싸움의 기술은
강함을 드러내지 않고 물러서는 것처럼 보이는 것,
이겼다고 기뻐하기보다 상대방의 피해를 슬퍼하는 것,
이것이 승리의 기술입니다.
서양고전을 읽다 보면 인간의 가장 큰 죄가 바로 ‘오만(傲慢, Hybris)’입니다. 호메로스가 쓴 《일리아스》와 《오딧세이아》의 주제 중 하나가 영웅들의 ‘오만’으로 인한 고통의 기록이지요. 짧게 끝날 전쟁이 오래도록 지속되었던 것도, 전쟁이 끝나고 금새 돌아갈 수 있는 귀향길이 그토록 오래 걸린 것도, 모두 영웅들의 오만 때문이었습니다. 아가멤논, 헥토로, 아킬레우스, 오뒷세우스……. 그들은 스스로 용감하다 생각하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했지만 그 용감과 지혜야말로 자신의 앞길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자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은 우리가 자연을, 다른 사람을, 다른 나라를 가볍게 여겼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나(인간) 중심으로 살다보니 큰 화를 당한 것이고, 더 많은 보물을 빼앗기게 되었지요.
과거와 결별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잘 보내주는 애도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의 오만으로 인해 파괴되고, 상처받고, 피해를 당했던 존재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갈 방도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의 싸움은 우리의 오만과 싸움입니다. 이제 한 발 물러설 때입니다. 인류가 자신의 오만으로부터 한 발 물러설 때만 같이 승리할 수 있습니다.
노자는 말했습니다. “남과 싸워 이기는 자가 강자가 아니고, 자신과 싸워 이기는 자가 강한 사람입니다.” 자신과 싸워 이기는 강자가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