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노자 74 : 대신 해줄 사람은 없습니다

교육의 관점에서 새로 쓰는 노자 <도덕경>

by 김경윤

교육을 실천할 교사가 없으면

배움을 어디에서 얻을 수 있습니까?

학원에서 얻을 수 있습니까?

방송에서 얻을 수 있습니까?

교육은 죽은 것입니까?

교사는 사라진 것입니까?


교사가 해야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대장장이는 망치를 남에게 넘기지 않습니다.

목수는 대패를 남에게 넘기지 않습니다.


교육을 남에게 넘기는 것은

남을 해치는 일입니다.

대장장이의 망치를 대신 쥔 자

목수의 대패를 대신 쥔 자

그 손을 다치게 됩니다.


이 세상에는 대신 해줄 수 없는 일들이

반드시 있습니다.

상품과 생명의 가장 큰 차이는 대체불가능성입니다. 상품은 표준화, 규격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대체가능성이 상품의 장점이지요. 부품이 고장나며 다른 부품으로 교체할 수 있어야 상품성이 생깁니다. 생명은 이와는 달리 대체불가능한 유일무이한 것입니다. 생명이 사라지면 그 생명을 대체할 것은 세상에 없습니다.

자, 그러면 질문해 봅시다. 교사는 상품입니까, 생명입니까? 학생은 상품입니까, 생명입니까? 교사와 학생이 상품이 아니라 생명임을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교사와 학생 간에 이루어지는 교육을 대체불가능한 생명현상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를 대체가능한 상품교환 현상으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학교 현장을 교사라는 노동상품을 소비하는 곳으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교사를 상품으로 취급하면서 교육개혁을 하려한다면, 그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자요. 상품은 소비될 뿐 개혁하지 않습니다. 설마 상품에게 아이를 맡기려는 학부모는 없겠지요.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쓴 파커 파머는 무엇을, 어떻게, 왜 가르치는가보다 더욱 근본적으로 주목해야할 사항이 누가 가르치는가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교사란 누구인가? 우리는 교사를 생명으로 보는가? 대체가능한 상품으로 보는가?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보다 더 이쁘고 비싼(?) 강아지가 있다고 해서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를 다른 강아지와 바꾸지 않습니다. 자신의 자식보다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남의 자식이 있다고 해서 그 자식과 자기 자식을 바꾸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왜 그런가요?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은 교환이 불가능합니다. 대체가능한 상품이 아닌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사를 대체할 생명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교사보다 더 뛰어나고 정확한 로봇이 발명된다손 치더라도 그 로봇과 교사를 바꿔서는 안 됩니다. 로봇은 상품이지만 교사는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혜의 교사여, 그대를 대신 할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대를 조롱하는 그 어떤 뛰어난 상품도 그대와는 비교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대가 다른 상품보다 더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대는 대체불가능한 생명이며 그대의 교육이 생명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교사를 무시해도 교사는 교육현장에서 존귀한 생명입니다. 그 존귀함을 포기하지 않고, 다른 무엇에게 자신의 역할을 떠넘기지 말고, 오늘도 그대에게 맡겨진 생명을 소중히 돌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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