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노자 78 : 물처럼 유연하게

교육의 관점에서 새로 쓰는 노자 <도덕경>

by 김경윤

참된 가르침은 물과 같습니다.

부드럽고 여리지만

단단하고 강한 것을 제압합니다.

그래서 훌륭한 것입니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은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

누구나 아는 것 같지만

실천하기는 어렵습니다.


참스승은

쉬운 길을 버리고 어려운 길을 택합니다.

당장의 효용을 버리고 근본으로 돌아갑니다.

어렵고 돌아가는 것이 멀어 보이지만

그 길이 가장 가까운 길입니다.

이것을 교육의 역설이라 합니다.

노자철학은 물의 철학입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자신의 철학적 견해를 대변할 이미지를 만들어내었습니다. 여성(암컷), 골짜기, 통나무, 갓난아기, 물 등이 노자철학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이 이미지들의 공통점을 찾으라면, 나약해 보임, 본래의 것, 가장 낮은 것, 날 것 그대로의 생명, 생성 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미지 중에서 단연 많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물입니다.

자연의 물은 직선이 아닙니다. 자연 자체가 직선이 아니고 곡선이기에, 그 곡선을 따라 물은 흐릅니다. 작은 물들이 합쳐져 큰 물이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되어 가장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물은 만나는 것마다 자신을 내어줍니다. 만물을 살립니다. 자신의 모습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더러움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받아줍니다.

인간문명은 이러한 물을 가두고, 곡선을 직선으로 만들고, 강과 바다를 파헤치고 메우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워왔습니다. 인간이 물을 이기는 것처럼 자만했습니다. 물은 너무도 약해서 인간에게 순응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물은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물은 바위를 뚫고 벽을 부숩니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문명을 하루아침에 산산이 무너뜨리고 파괴할 수 있습니다. 인간문명이 자연을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인간의 억지 상상일 뿐 결코 자연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 자연 중에서도 특히 물은 생명과 직결됩니다. 물은 생명입니다.

노자의 교육학은 바로 이런 생명존중의 교육학이고, 본연의 생명을 잘 키우는 교육학입니다. 물이 인간을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물에게 배워야 합니다. 물이야말로 인간의 진정한 교사입니다.

지혜의 교사여, 물에게 배우십시오. 물을 따르십시오. 약함 속에 있는 진정한 강한 힘을 느끼십시오.


브레드 피트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 "완전한 이해가 없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명대가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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