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나요?

그대가 묻고 내가 답하는 인문학 Q&A

by 김경윤

이 질문은 첫째 ‘공부란 무엇인가’, 둘째 ‘잘’이란 무엇인가, 셋째 ‘어떻게’란 무엇인가, 넷째 ‘할 수 있다’를 묻는 아주 복합적인 질문입니다. 네 가지 질문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답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입니다. 저의 답변을 보기 전에 여러분도 한 번 이 질문에 답해보세요. ‘공부’란 무엇입니까? ‘잘’이란 무엇입니까? ‘어떻게’란 무엇입니까? ‘할 수 있다’란 무엇입니까? 이 중에서 핵심 질문은 ‘공부란 무엇인가’입니다. 핵심 질문에 답만 잘 찾으면 나머지 질문도 풀리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이에 대해 5분간 생각하고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 보세요. 안 하셔도 별 수 없구요.) 저의 생각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저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생각’이니까.


첫째, 공부란, 한자로 공부(工夫)입니다. 사전적 정의로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이라고 되어 있습니다만, 한자를 중국식으로 발음하면 ‘쿵푸’가 되고요. 한자를 한 글자씩 뜯어보면 장인을 뜻하는 공(工)에, 성인남성 부(夫)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공부는 남성의 특권이었던 셈이지요. 어떤 사람은 노력할 공(功), 도울 부(扶)가 원래 글자였는데, 나중에 발음이 같은 글자로 바뀌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공부를 공자식으로 표현하면 ‘학습(學習)’이 되겠는데요. ‘배우고 익힌다는 뜻’입니다. 머리로 이해하고, 몸으로 실천하는 행위가 바로 학습이지요. 여기까지가 상식의 차원에서 공부를 이야기한 것이구요.


생각하는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는 평생 내가 아는 것은 진리일까 물었다. 그는 질문의 왕이었다.

제가 생각하는 공부는 ‘질문하고 답하는 능력’입니다. 이러한 능력을 갖추려면 두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일단 질문하려면 궁금한 게 있어야지요. 궁금한 게 없는데 질문하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본래 질문하는 동물입니다. 어릴 때를 생각해보세요. ‘이게 뭐야?’, ‘왜?’ 이런 질문을 수시로 했지요. 나이가 들어 점점 질문해봐야 답변도 시원치 않고, 심지어는 쓸데없는 걸 묻는다고 욕도 먹으면서, 질문하는 능력을 점차 상실하게된 겁니다. 이게 문제지요. 궁금한 게 없다는 것! 공부를 잘 하려면 질문하는 버릇을 다시 들여야 합니다. 호기심 천국이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다음으로는 답하려면 찾아봐야 합니다. 찾는다는 것은 이것저것 뒤져본다는 말입니다. 탐구하고 탐색하는 버릇이 있어야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역시 어릴 때 스스로 관찰하고 찾아보고 탐구하는 눙력을 기르는 대신 어른(부모나 선생)이 이야기한 것이 답이 되는 환경이 되다보니, 자신의 답이 아니라 남의 답만 외우게 되었습니다. 눈치만 생긴 거지요. 자신의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답(대부분 남의 답)을 외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공부의 본질에서는 멀어지게 됩니다.


자, 저의 생각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공부란 질문하고 답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 능력은 궁금한 것이 많을 때, 스스로 관찰하고 찾아보고 답을 찾아볼 때 키워지는 것입니다. 자, 이렇게 답을 해놓으니, 나머지 질문도 술술 풀릴 것 같습니다. ‘잘’이란, 잘 묻고 잘 찾는 것이고요, 잘 생각해서 잘 답하는 것입니다. ‘어떻게’와도 연결되지요. 칸트는 말했습니다. ‘감히 생각하라!’ 이를 살짝 변형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감히 질문하라. 감히 찾아봐라. 감히 스스로 답하라! 공부를 잘 하려면 ‘감히’라는 용기(勇氣)를 내야합니다. 무조건 믿거나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상식을 묻고, 관습을 의심하고, 정답을 부정하는 것, 그게 바로 공부를 잘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다’란 무엇인가를 답해야할 텐데요. 이 질문은 용기의 문제이기도 하고 능력의 문제이기도 하고 한계의 문제이기고 합니다. 젊었을 때는 한계를 의식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공부하지만, 그래서 그 능력을 극대화하기도 하지만, 결국 인간의 공부란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요. 그걸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한계 내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찾는 안목이 필요하지요. 모든 것을 배우고 익힐 수 없으니, 나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가 저의 답변입니다. 여러분의 답변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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