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9.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대가 묻고 내가 답하는 인문학 Q&A

by 김경윤

물을 사람한테 물으십시오. (여기까지 답하고 끝내고 싶지만) 그럼에서 재물복이 별로 없는 나에게 답을 요구하시면 아는 만큼 깨달은 만큼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얼마 전 제목도 기억 안 나는 어떤 글에 명쾌한 답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정확히 기억 납니다.) 빚을 지지 않고 살면 됩니다. 그리고 버는 것보다 덜 쓰면 재물이 남습니다. 그것을 모으면 언젠가는 부자가 됩니다. (아쉬운 것은 부자라고 말할 때의 부의 정도와 그에 도달하기까지 축적의 기간은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주 명리학적으로 부자를 측정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사주 명리학은 생년월일시를 오행의 원리에 따라 기록한 8개의 글자로 풀이하는 방식인데, 위의 4글자는 천간(하늘)에 속하고, 아래 4글자는 지지(땅)에 속합니다. 4개의 기둥과 8개의 글자로 읽는다하여 사주팔자라고도 하는데요. 이 8개의 글자를 오행에 배속하여 해석하면 그의 운명(運命)을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행은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가 순환하고 있습니다. 이 때 기준이 되는 것은 태어난 날의 천간이 됩니다. 내 경우에는 태어난 날이 금(金)의 기운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 나의 오행은 금수목화토로 순환되는 것이지요.


나는 식상과 재성은 그저그렇지만 관성(조직, 공동체)과 인성(공부)은 강하다. 천상 공부로 베풀어야 인정받는 상이다.

이를 비겁-식상-재성-관성-인성과 연결하면, 재물에 해당하는 기운은 목(木)의 기운이 됩니다. 아쉽게도 나는 목의 기운이 강하지 않습니다. 적당히 벌어 적당히 먹고 사는 형편이지요. 문제는 나의 목 기운이 강해서 재물이 쌓이는 복을 타고 났다고 하더라도 이 재물이 관성으로 순환되지 못하고 고이면 오히려 화(禍)를 자초하는 꼴이 됩니다. 돈을 많이 벌었으면 풀어야 관성(조직, 공동체, 모임)이 잘 돌아갑니다. 그러니 사주 명리학에서 말하는 재물운은 고여야 좋은 것이 아니라 흘려야 좋은 것이 되는 셈이지요.


그래서 종교적으로 가장 위대한 처음 행위는 모두 베풂, 즉 보시(布施)인 겁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돈을 잘 버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잘 쓰는 사람이 부자입니다. 자신과 집안만을 위해서 쓰는 사람이 아니라 이웃과 공동체, 나라와 인류를 위해서 돈을 쓰면 큰부자가 됩니다. 아울러 불교에서는 제물 보시보다 더욱 가치있는 보시를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법보시(法布施)입니다. 진리를 전하는 것이지요. 재물이 유형의 자산이라면, 진리는 무형의 자산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이를 ‘사랑’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는 제자를 선발할 때,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죽고 나를 따르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러한 예수의 요청은 제자들을 알거리지로 만들겠다는 속셈이 아니라, 있는 모든 것을 베푼 가장 부유한 사람을 만들겠다는 큰 그림이 있었던 것이지요.

물론 이러한 진술은 자본을 숭상하는 분들에게는 모두 헛소리이자 개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나는 웬지 부처와 예수의 길이 인류 최고 부자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 ‘가난한 부자’는 자신을 위하여 재물을 축적하지만, ‘부유한 부자’는 자신의 소중한 모든 것을 남에게 베푸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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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바로 갈림길입니다. 그대가 물은 ‘부자’는 어떤 부자입니까? 스크루지처럼 남들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재산만 챙기는 옹색한 부자입니까? 아니면 부처나 예수처럼 무소유를 실천하면 거대한 보시를 평생토록 살았던 진정한 부자입니까? 아마도 이 둘 사이의 어디쯤에 있다면 그 부유함의 방향성은 분명 인류의 스승이 가르쳐준 진리의 길 쪽으로 기울기를 바랍니다. 잘 버십시오. 그리고 잘 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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