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노자 11 : 채우려 하지 마십시오

11장 : 채우려 하지 마십시오

by 김경윤

모든 가르침의 중심에는

모름이 있습니다.


가르침의 핵심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움입니다.


비우고 비울 때

더 크게 채워집니다.


온갖 지식이 쓸모있어 보이지만

지식이 비워질 때 지혜가 생겨납니다.


자크 랑시에르가 쓴 『무지한 스승』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본문에는 ‘설명자’로 되어 있지만 저는 ‘교사’로 바꾸어봤습니다.

“교사가 가진 체계의 논리를 뒤집어야 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바로잡기 위해 설명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이 무능력이란 교사의 세계관이 지어내는 허구이다. 교사가 무능한 자를 필요로 하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즉 교사가 무능한 자를 무능한 자로 구성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설명한다는 것은 먼저 상대가 혼자 힘으로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음을 그에게 증명하는 것이다. 설명은 교육자의 행위이기에 앞서, 교육학이 만든 신화다. 그것은 유식한 정신과 무지한 정신, 성숙한 정신과 미숙한 정신, 유능한 자와 무능한 자, 똑똑한 자와 바보 같은 자로 분할되어 있는 세계의 우화인 것이다.”

교사는 자신이 배운 것을 가르칩니다. 그런데 그 배움이 잘못된 전제 위에 세워진 것이라면? 교육학이 만들어놓은 신화라면? 학교가 그 허구의 신화를 강화하는 현장이라면? 두렵지 않습니까? 저는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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