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 캅파의 질문
1092.
캅파가 물었다.
“거센 물결이 밀려왔을 때 호숫가에 있는 사람들, 늙음과 죽음에 짓눌려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의지할 만한 섬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 괴로움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피난처를 제게 보여 주십시오.”
1093.
스승은 대답하셨다.
“캅파여, 아주 거센 물결이 밀려왔을 때 호숫가에 있는 사람들, 늙음과 죽음에 짓눌려 있는 사람들을 위한 섬을 너에게 말해 주리라.
1094.
어떤 소유도 없고 집착도 없고 취할 것도 없는 것, 이것이 바로 의지할 만한 섬이다. 그것을 열반이라고 한다. 그것은 늙음과 죽음의 소멸이다.
1095.
이것을 분명히 알고 명심해 이 세상에서 번뇌를 완전히 떠난 사람들은 악마에게 굴복하지 않는다. 그들은 악마의 종이 되지 않는다.”
학생 캅파가 묻는다. 생사고해(生死苦海)에 빠져있는 중생에게 의지할 만한 섬을, 괴로움 없는 피난처를 보여달라고. 스승이 대답한다. 그 섬은 어떤 소유도 집착도 취할 것도 없는 것이다. 그 섬의 이름은 ‘열반’이다. 열반은 늙음과 죽음의 소멸이다.
사람들은 유토피아, 피난처, 구원처, 안락의 섬, 천국, 극락을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사후의 것, 이 세상에는 없는 것, 미래의 것으로 상상한다. 그러나 그 ‘섬’은 언어적으로 그려지는 장소가 아니다. 미래에 올 시간도 아니다. 장소와 시간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상태이다. 언제, 어디서든 도달할 수 있는 상태! 욕망의 불길이 꺼져 있는 상태, 아무 것도 바라지 않기에 악마의 유혹에 굴복되지 않는 상태다.
무엇인가를 바란다면 악마의 유혹은 시작된다. 악마의 유혹에 굴복되지 않는 사람은 삶의 주인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