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관점에서 새로 쓰는 노자 <도덕경>
글을 쓰면서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남들과의 비교입니다. 열심히 써서 발표하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을 때, 책을 출간했는데 판매가 저조할 때 작가들은 의기소침하게 됩니다. 한편 다른 작가들의 작품은 반응도 뜨겁고, 출간과 더불어 베스트셀러가 되면 자신과 비교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게 마련이지요. 이런 상황이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들지요. 자신에게 재능이 없는 것은 아닐까? 글이 진부한 걸까?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다른 작가들은 쉽게 척척 잘도 써내는데, 나는 왜 아무리 노력해도 왜 이리 힘들게 글을 쓰고 있나 원망을 하기도 하지요.
한때 농가에서는 수입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특용작물 농사를 많이 지었습니다. 그런데 이 특용작물이라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들었지요. 그래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시설도 짓고 정성을 다해 키웠지만 너도나도 같은 작물을 지어 오히려 가격이 폭락하는 바람에 수익증대는커녕 빚을 잔뜩 지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게다가 특용작물은 처음에 들어가는 비용도 많이 들고, 경험도 많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설령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다음에는 또 다른 특용작물이 유행하는 바람에 수익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어요. 특히 다른 농가가 특용작물로 수입이 올랐다고 뒤늦게 따라했다가 시기를 놓쳐 낭패를 겪기도 했구요.
글쓰기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농사이야기를 하는 게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글쓰기라는 게 이 농사짓기랑 비슷해요. 자신이 잘하는 농사를 지어야지, 남들이 수익을 올렸다고 괜히 따라했다가 본래 농사마저 소홀히 하게되는 경우도 왕왕 있어요, 남의 농사 기웃대다가 자신의 농사를 망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차라리 자신의 논밭을 한 번 더 북돋고, 작물을 한 번 더 보살피는 것이 낫습니다. 농사를 처음 배울 때 선배에게 배운 말이 있습니다. “남의 작물 부러워 말고, 남의 작물과 비교하지 말라.” 우리는 우리의 실력대로, 능력대로 정성껏 농사를 지면 되는 것입니다. 만사가 그렇지만 정성을 다해서 자신의 것을 보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신이 쓴 글이 많이 안 읽힌다고 낙담하지 마세요. 꾸준히 정성껏 글을 쓰면 반드시 반응이 옵니다. 작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남의 글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글을 갈고 닦는 것입니다. 남의 작물이 돋보인다고 남의 밭을 경작하지는 않겠지요. 아직 독자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시간을 들여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책하지 말고, 낙담하지 말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쓰고 또 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