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관점에서 새로 쓰는 노자 <도덕경>
글을 쓰다보면, 특히 자신이 쓴 글에 대한 반응이 시큰둥하면, 독자의 눈치를 보기 십상이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현재까지(2021.7.25.일)까지 1년 남짓한 기간동안 브런치에 696개의 글을 올렸다. 하루에 한 꼭지가 넘는다. 가히 초인적인(?!) 글쓰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700개 가까이 되는 글에 댓글이 달린 것은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최근에는 아예 공유수조차 매번 0이다. 장사로 치자면 상품은 열심히 만들어내지만 팔리지는 않는 글을 쓰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회가 100회를 왔다갔다 한다는 점이다. 적극적인 반응은 없지만 눈팅은 하고 있는 셈이다. 쇼핑으로 비유하자면 구매는 하지 않고 구경만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정도쯤 되면 영업(글쓰기)을 그만 두는 것이 상식이다. 가게를 접고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옳은 판단이다. 한 두 번 정도는 정말 글쓰기를 (당분간만이라도) 그만 둘까 심각하게 고민도 했다. 그런데도 그만 두지 않고 열심히 글을 올리는 것은 글쓰기가 독자에 대한 약속이 아니라 나와 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쓴 글에 독자의 반응이 좋으면 물론 더욱 큰 용기를 갖겠지만, 독자의 반응이 거의 없더라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것은,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나는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적어도 이 년동안은 하루에 한 편씩은 글을 올리기로 나와 약속했다. 거기에 독자의 반응을 상수로 두지는 않았다. 이미 책을 30여권 낸 작가라는 자존심도 접어 두었다. 과거의 역사가 현재의 역사를 대신하지는 않으니까. 영화 <아저씨>의 명대사처럼, “나는 오늘만 산다”를 나의 슬로건으로 삼았다. 글쓰기로 변형하자면 “나는 오늘도 쓴다” 쯤이 되겠다.
그래서 가끔 글에 반응이 없어, 글쓰기가 힘들 때면 알프레드 디 수자의 시를 위로로 삼는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아무도 내 글을 읽지 않아도, 아무도 내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아도,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 않아도, 그래서 경제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도, 나는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글을 쓸 것이다. 어찌보면 참 딱한 인생이기도 하겠지만, 달리 보면 갸륵한 인생이기도 하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으면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