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노자 19 : 아는 척 금지

19장. 아는 척 금지

by 김경윤

잘난 척 아는 척 그만 하세요.

학생들이 백 배는 잘 배울 것입니다.

착한 척 의로운 척 그만 하세요.

학생들의 선함이 회복될 것입니다.

성공하라고 돈 잘 벌라고 가르치지 마세요.

빼앗고 괴롭히는 학생이 사라질 것입니다.

살아가려면 지식, 윤리, 성공은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부족함을 채우려면

색칠하기 전 도화지처럼

화장하기 전 맨 얼굴처럼

욕심이 생기기 전 마음처럼

순수하고, 맑고, 투명해야 합니다.


타불라 라사(tabula rasa), 빈 서판.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근대 철학자 존 로크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태어날 때 비어있는 상태로 태어난다고 말했습니다. 중세 페르시아 출신의 철학가인 이븐 시나는 “인간의 지성은 탄생부터 빈 서판을 닮아 있고, 교육과 개인이 알게 될 내용에 의해 작성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말의 진위여부를 떠나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렇다면 한 번 질문해보겠습니다. 학생들은 빈 서판이고, 선생님은 필기구일까요? 그렇다면 그 필기구를 쥔 사람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노자는 오히려 스승된 자에게 말합니다. 그대를 먼저 비워야 하지 않을까. 가르침 이전에 가르치는 자의 상태를 점검해야겠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교단에 서야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새로 쓰는 노자 18 : 밝은 배움이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