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작 단상 : 위대해집시다

고양시 평생학습포털 <사부작 사부작> (2022년 1월)

by 김경윤

코로나가 3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삶은 격리되고, 분리되고, 위축되고, 축소됩니다.

삶뿐만 아닙니다.

마음도 작아집니다.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작은 분쟁에도 흥분하고, 소중한 사람에게도 옹졸해집니다. 마치 감옥에 갇힌 수인(囚人)처럼 답답하고 전망 없고 아득합니다. 이대로 끝날 것 같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힙니다.


삶을 직시하지 않고 조금은 비켜서서 조금은 비겁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렇게 옹졸해진 삶을 두고 김수영은 이렇게 한탄합니다.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만큼 적으냐. 정말 얼만큼 적으냐…….” 자신의 환경에 자신을 가두고, 자신의 마음 속에 숨어 들어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요?


우리는 이렇게 작아지는데, 세상의 문제는 말할 수 없이 커집니다. 바이러스의 확산도, 기후 위기도, 불평등과 차별도, 몰이해와 증오도 세계적인 규모입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阿鼻叫喚), 지옥 속에 빠져서 고통에 신음하고 몸부림치는 것과 같습니다. 이 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한두 달에 완화되는 것도 아니고, 일이 년에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장기지속입니다.


현실이 장기지속이라면 우리의 삶도 마음도 장기지속을 준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옹졸해진 마음에서 탈출하여 자신의 삶을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변화가 필요합니다. 어항 속에 갇힌 작은 물고기에서 수만 리 창공을 날아오르는 새로 변신해야 합니다. 더 작은 삶이 아니라 더 위대한 삶을 살 준비를 해야합니다.


2500여년 전 참혹한 전쟁의 시대에 혹독한 삶 속에서도 위대한 비상을 꿈꾸던 사상가 장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메추라기와 같은 우리네 삶을 고양시켜 위대한 붕(鵬)으로 살아보자고 말합니다. 가장 낮은 자의 삶 속에서 가장 위대한 사상을 추출하여 세상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장자의 사상은 인문학적 상상력의 극치입니다. 그의 상상력을 배워봄 직합니다.


저잣거리의 사상가라고 우습게 여기면 안 됩니다. 위대함은 자신을 가두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길을 걷는 자, 경계에 서 있는 자에게서 창조됩니다.


인문학이 위대한 것은 제물이나 권세나 명예 때문이 아닙니다. 그 모든 것을 무화(無化)시키고 새로운 전망을 상상하고 실천하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을 오염시키고 마비시키는 가치를 거부하고 자유와 평화와 사랑을 추구하는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인문학의 위대함입니다.


자유는 타자(他者)를 억압하는 자유가 아니라, 타자와 함께 해방되는 것입니다. 차별을 극복하고 평등의 가치를 세우는 것이 자유입니다. 그래서 만물이 나와 함께 평등해질 때 참자유가 실현됩니다. 평화는 힘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차이를 인정하고 관용과 공존을 인정함으로 유지됩니다.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조건을 없애는 것이 평화입니다. 사랑은 타자를 함부로 사용하지 않고 아끼며, 타자를 내 속으로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타자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나의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입니다.


이 자유와 평화와 사랑을 실천하려면 무엇보다 내가 변해야 합니다. 위대한 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위대해져야 합니다. 돈으로, 지위로, 명예로 위대해지자는 것이 아닙니다. 내 속의 위대함을 발견함으로, 그 위대함을 상상하고 실천함으로 위대해지자는 것입니다. 나를 공부합시다. 나를 상상합시다. 나를 비상시킵시다. 우리 모두 위대해집시다.


연결 : 사부작 사부작 (goyanglearn.net)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22 독서노트 3 : 수운이 지은 하느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