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관점에서 새로 쓰는 노자 <도덕경>
《노인과 바다》로 유명한 미국소설가 헤밍웨이는 독특한 글쓰기 버릇이 있습니다. 그는 서서 타자기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앉아서 글을 쓰면 자세가 방만해지고 느슨해져 글이 써지 않아서일까요? 어쨌든 헤밍웨이의 꼿꼿한 기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밝은 시간에 글을 썼다고 합니다. 주로 오전에 글을 썼습니다. 정해진 분량 만큼만 쓴 것도 유명합니다. 글이 잘 써진다고 내쳐 쓰지 않았습니다. 글을 쓴 후에는 충분히 휴지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또한 그는 다음날 글을 쓸 때 이전에 쓴 원고를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교정하고 글을 썼습니다. 그러니 소설의 뒤로 가면 갈수록 진도는 훨씬 늦어졌겠지요. 내리 초고를 쓰고 나중에 퇴고를 하는 대부분의 작가와는 다른 글쓰기법입니다. 그는 끊임없이 퇴고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이상한 헤밍웨이의 퇴고법을 소개하겠습니다. 헤밍웨이는 글을 퇴고하다가 멋진 문장이 보이면 지웠다고 합니다. 그 멋진 문장에 사로잡혀 나머지 문장들이 빛을 잃거나 균형감을 상실할까봐 걱정이 돼서였을까요? 우리 같이 평범하게 글쓰는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퇴고법입니다. 헤밍웨이의 작품 속에는 빛나는 문장이 많던데 그런 문장들은 어떻게 살아남은 걸까요. 신기한 일입니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닙니다. 사실주의 작가였던 헤밍웨이에게 멋진 문장은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꾸밈이 강화된 문장일수도 있고, 꾸밈이 강하다면 현실과는 거리가 먼 추상적 문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공중을 날아다니는 추상적인 문장, 장식적인 문장들을 지우고, 뼈와 근육으로만 이어진 단단한 문장으로 글을 쓰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온갖 문장을 남용하지 않고 핵심이 되는 문장으로만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랐을 수도 있습니다. 추상에서 내려와 구체를 잡아채는 문장을 쓰려했던 헤밍웨이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생각나는 대로 문장을 쓰는 버릇은 작가에게 좋은 버릇이 아닙니다. 문장을 쓰기 전에 생각해보고 공글려야 합니다. 이 문장은 꼭 필요한 문장일까 스스로 질문해보는 것도 좋은 습관이겠네요. 그렇다 하더라도 글을 쓸 때에는 모든 문장을 세심하게 고려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헤밍웨이는 다시 글을 쓰는 다음날 자신의 문장을 고치고 또 고친 것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퇴고는 단순히 문장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글을 쓰는 것입니다. 허세와 꾸밈을 줄이고, 자신이 이야기하고 묘사하고픈 것에 육박하는 문장을 쓰는 것입니다. 그렇게 문장을 아끼고 아껴서 좋은 작가가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