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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오늘 1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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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Mar 11. 2023

오늘 7 : 중년

2023.3.11

중년은 죽음의 관점에서 삶을 살기 시작해야 하는 때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진 미래에 내가 될 모습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갔다면, 중년부터는 죽음의 관점에서 현재를 살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은 마치 방 뺄 날을 받아놓은 세입자의 생활과 같을 것이다. 한창 젊은 나이에는 '내가 만약 죽는다면(if I die)'이라는 가정법으로 말할 수 있다면, 중년부터는 '내가 죽을 때(when I die)'라고 스스로에게 이르며 사는 것이 좋은 노년을 준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159쪽)


- 양혜원,《박완서 마흔에 시작한 글쓰기에서





최근에는 '마흔에 읽는, 오십에 읽는, 중년에 읽는' 류의 책들이 많이 등장한다. 고령화에 따른 중년독서인구가 늘면서 생겨난 현상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이가 들어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은 분명 좋은 현상이다. 나에게도 그러한 의뢰가 하나 들어와 목하 고민중이다.

최근에 중년에 대한 언급 중에서 가장 눈이 띄는 문장이 위의 인용구이다. 양혜원 작가는 정말로 어려운 이야기를 쉬운 문체로 깊이있게 쓰는 실력이 갖춘 사람임을 《박완서 마흔에 시작한 글쓰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무려 박사학위 논문에 기초해 쓴 것이라고 하는데, 중학생이 읽어도 충분히 이해가 될만큼 간결하고 쉬우며, 게다가 넓이와 깊이를 갖춘 책이다. 박완서를, 혹은 여성을, 혹은 중년의 의미를 묻는 사람이라는 누구나 한 번은 읽어야할 필독서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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